헌법재판소가 25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끝으로 탄핵심판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헌법재판관) 8대0으로 합의가 돼야만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방지하고 헌법 질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만장일치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류 전 감찰관은 2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계엄 선포를 통한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는 명백해 보이고 피청구인을 다시 공직에 복귀시키는 것이 합당하냐. 전체 헌법 질서의 수호 차원에서. 그 점에 대해서도 (재판관들이) 충분히 고려하실 것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 전 감찰관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탄핵 사유가 흔들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더 명확하게 드러났고 탄핵 심판 과정에서 책임 회피라든가 거짓 변명, 책임 전가, 궤변, 여러 가지 이런 억지 주장을 많이 했다"며 "경험 많으신 헌법재판소 재판관님들이 이걸 받아들일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
나아가 "탄핵 심판이라는 게 단순한 헌법과 법률 위반뿐만 아니라 이 피청구인을 공직에 다시 복귀시키는 것이 합당하냐 안 하느냐, 이런 것도 고려를 해야 된다. 그런 점까지 고려해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6대2로 인용이 된다고 보면 결국은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개개인에 대한 공격도 심해질 것"이라며 "헌법재판 제도가 도대체 뭐 때문에 존재하는지 그런 비판, 이런 거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저는 만장일치 결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 간에 이견이 없는 것이 향후에 국론 통합이라든가 헌법 재판 절차에 대한 승복 차원에서 더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걸 조율하는 과정에서 조금 늦어질 수 있어도 대략 2주 전후해서 선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류 전 감찰관은 이날 윤 대통령 최후 변론 내용에 대해 "반성, 통합, 화합, 그리고 국민에 대한 사과 메시지, 그게 좀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지금까지 모습에 비춰보면 그런 거를 기대하는 것은 좀 무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고 예상했다.
이어 "오히려 주된 내용은 자기 행동에 대한 합리화라든가 야당에 대한 책임 전가, 그리고 지지자들에 대한 지지 호소, 선동, 이런 메시지가 결국은 숨어 있는 그런 문장 속에 행간의 의미를 보면 그런 게 숨어 있는 좀 실망스러운 메시지를 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 측과 여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헌재 판결 불복'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헌재 결정에 대해서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는 불복이라는 절차가 아예 없지 않다"며 "혼자 불복하겠다고 한다 한들 국가 시스템이 그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에 따라서 움직일 거니까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불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헌재 결정이 편파적이었다. 그리고 부당하다, 이런 주장은 절대로 굽히지 않을 것 같다"며 "음모론, 배후설, 이런 거 주장하면서 심리적인 불복을 계속 선동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인용 시 불복을 시사하며 '국민 저항권'을 거론하는 데 대해 "국민저항권이라는 것은 사실은 그 저항권이라는 용어 자체를 혼동하는 것이고 그건 내란 선동 이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저항권에 대해 "헌법에 나오는 개념인데, 예를 들어 폭력적이고 독재적인 폭압적인 사람이 나타났을 때 그때 국민들이 헌정 질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행사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 강압적으로 논의되는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헌법 질서의 테두리 내에서, 법률 테두리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탄핵 절차, 그다음에 형사 절차를 이 저항권 행사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류 전 감찰관은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더라도 "이부 능선을 넘은 것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형사재판 절차도 남아 있지 않느냐"며 "저는 걱정되는 게 앞으로 형사 재판도 이어질 텐데 형사 재판에서 또다시 이거보다 더 심한 모습을 또 보게 될 것 같아서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했다.
이어 "조력자들,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모두 다 법적 책임을 묻지 않더라도 사실 국정에 그렇게 상당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국민 입장에서 실망스러운 행동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떠나서 정치적인 도의적인 책임을 물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2024년 12월 3일에 내란 행위였다라고 정의하고 앞으로 미래 세대에게 이런 일은 다시 없어야 된다라고 확실하게 교육시키는 데까지 그리고 이런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까지는 한참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헌재 11차 탄핵 변론기일에 출석해 당사자 최종의견 진술을 할 예정이다. 먼저 양측 대리인단이 각각 최대 2시간씩 종합 변론을 한 후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이 시간 제한 없이 최종의견 진술을 한다.
윤 대통령은 그간 모든 변론기일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에 대해 "경고성 계엄이었다", "계엄 당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으며, 자신들에 불리한 증언을 하는 증인들에 대해 "내란 공작"이라고 공격적 태도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이날 최종의견 진술에서도 앞선 주장들을 반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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