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의 취임식이 구성원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조합원 700여 명은 10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박 사장 취임식 저지를 위해 본관을 에워싸고 건물 외벽에는 '용산방송 거부한다. 국민이 KBS다'라고 적힌 현수막도 게시하는 등 적극 나섰다.
박 사장은 이날 새벽 4시 기습 출근했다. 역대 KBS 사장은 취임식 전 현충원을 참배했지만, 박 사장은 현충원 참배를 하지 않고 KBS 본관 사장실로 바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구성원들의 반발로 취임식이 무산되자, 사장실에서 촬영한 취임사 영상을 사내게시판에 게시했다. 그는 3분 가량의 취임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 차례 언급하면서 "민주주의 질서와 헌법 가치는 위협 받았다"고 말하는 등 현 정권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KBS본부는 박 사장 취임식 저지로 인한 방송 결방 등에 대해 사과했다. KBS본부는 이날 0시 '공정방송 사수, 단체협약 쟁취', '내란수괴' 박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하루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현재 KBS는 아침 뉴스를 시작으로 뉴스와 방송들이 결방 또는 축소되고 있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결방과 축소는 국민분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단 면에서 KBS본부는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단 이번 파업은 공정방송 장치를 모두 해체한 내란 수괴 윤석열의 하수인들의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보다 공정한 방송, 신뢰받는 KBS를 위한 투쟁에 응원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노조 등 90개 시민노동언론단체가 모임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란 범죄의 끄트머리에서 언론인으로서의 품격과 자존심을 내팽겨친 당신 같은 작자에게 우리는 하루도 국민의 방송 KBS의 수장 자리를 내어줄 수 없다"며 "'내란 수괴 꼭두각시' 박장범은 물러가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박 사장에 대해 "'파우치'라는 희대의 아부성 수사로 대통령 술친구 박민을 밀어내고 사장 자리를 '따낸' 자"라며 "박장범이 사장이 된 KBS는 앞으로 더 많이 망가질 것이고, 더 많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공동행동은 특히 "박장범은 2016년 당시 사회2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박근혜 국정농단 보도를 축소하고 지연시킨 장본인"이라며 "커리어 내내 권력자의 편에 서서 폭력과 비위를 가리고 감추는 데 급급했던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국민의 방송 KBS의 자원을 도둑질해 내란수괴 윤석열과 김용현을 비롯한 내란 공범자들의 범죄 행각을 감추고 가리는 데 사용할 것이다. 명품백이 파우치로 둔갑했듯, 내란 범죄가 통치 행위가 되고, 내란 수괴는 구국의 결단을 내린 지도자가 될 것이다. 박장범은 내란종범이 되기를 자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행동은 "이미 내란수괴 윤석열의 정권은 끝났다. 대한민국을 독재 국가로 만들기 위해 내란을 획책하고, 그에 앞서 국민들의 눈과 귀인 언론을 탄압・장악하려했던 윤석열의 중상모략도 끝장났다"며 박 사장의 사퇴를 강력 촉구했다.
한편, KBS 사측은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대통령 탄핵안 표결,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수사 등 국가적 정치 현안이 발생하고 대한민국 사회가 혼란한 상황에서 국가기간방송 KBS가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국민들의 오해와 비판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진행중인 수신료 분리고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직원들의 자제를 요청한다"고 했다.
또한 "사장 취임 반대 및 취임식 방해 등 근로조건과 관련 없는 내용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파업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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