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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 독인가 새로운 유행인가

[경제지리학자들의 시선] 팝업스토어 유행으로 나타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팝업스토어의 증가와 성수동의 변화

팝업스토어(Pop-up Store)는 웹사이트의 팝업창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임시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이다. 이러한 매장은 일반적으로 2~6주 동안 운영되며 고객들이 단기에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팝업스토어란 이와 같이 일정 기간 동안만 운영되는 매장으로 매장 방문뿐 아니라 이동차량 등 임시적인 공간에서 단기간 이벤트의 형태로 매장 운영 후 매장이 사라지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형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역의 경우 이러한 팝업스토어는 해당 도시를 주제로 도시 내 다양한 문화자산을 선보일 수 있는 로컬 특화 전략의 콘텐츠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소도시 팝업스토어의 경우는 많은 인구와 교통량 등 많은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대도시권에 소도시를 알리고 브랜드를 인지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홍보전략이 되기도 한다. 또한, 최근 경험과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공간인 팝업스토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도시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서 실제로 팝업스토어가 영향력이 있는지 검토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팝업스토어의 증가는 서울의 성수동에서 발견된다, 특히 성수동 등에서는 식품, 패션, 뷰티, 캐릭터, 영화, 자동차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새로운 커머셜 트렌드로 브랜드가 단기간 내에 고객과 효과적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며, 브랜드들은 시장 진출의 가늠자로서 팝업스토어를 활용할 수 있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그래픽, AR, VR, 생성형 AI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의 도입을 통한 실험의 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성수동과 같은 특정 도시 지역에서의 급격한 변화는 한편으로는 장기적인 지역사회 발전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예전에는 산업 브랜드가 강했던 이곳은 이들 매장의 유입으로 활기 넘치는 상업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적 활력과 기회를 가져오는 동시에 우려를 낳기도 한다. 관련 컨설팅 회사 등의 표현을 빌리자면, 팝업스토어를 위한 경쟁력 있는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을 유치하고 인근 비즈니스를 활성화한다고 강조한 바 있지만, 이곳에 기업이 몰리면서 부동산 가치와 임대료가 급등해 한편으로는 장기 거주자와 소상공인의 상황이 복잡해지는 양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임대료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

팝업스토어의 특성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요소 중 중요한 부분은 시간적인 요소인 '한시성'과 이벤트적 특징을 띄고 있는 '가변성'이다. 이러한 특성은 결국 적정한 시점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에게 소구력 있는 콘텐츠로 기능하며, 공간의 이미지와 매력적인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바이럴 효과를 낳기도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대개 팝업스토어는 직접적인 상품의 판매보다는 방문객에게 공간의 이미지에 대한 체험과 경험을 주는 것에 집중하도록 기획된다. 이에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상업 공간이라기보다는 체험의 장, 향유공간이 되는데,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효용가치를 얻어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팝업스토어는 최근 몇 년 새 소비자의 발길을 끄는 놀이터이자, 변신을 꾀하는 상업 공간의 다른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팝업스토어가 밀집해있는 성수동에서는 매주 4~60개의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상황이 되었다.

실제 팝업스토어의 증가로 인한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이미지와 경관의 고급화라 할 수 있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의 희소성의 특징이 SNS 등을 통해 회자되고 디지털시대 효율적인 오프라인 매칭 홍보 수단이 되면서, 신규 브랜드나 만화, 드라마 등의 문화콘텐츠가 팝업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팬덤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로도 창출된다. 이미 매장을 이미 두고 있는 브랜드 역시 팝업스토어를 통해 베타테스트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는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과 함께 더 많은 기업이 입주함에 따라 부동산 가치와 임대료가 극적으로 증가하여 원래 거주자와 지역 상점을 대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되면서, 더 많은 사업체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가치와 임대료가 상승해 원래 거주민과 지역 상점들이 밀려나는 둥지내몰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대체현상은 지역의 문화적 기반을 약화시켜, 한때 활기차던 지역 사회가 고급 상점들로만 채워진 상업 지역으로 변모할 위험성을 높이기도 한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부정적인 면이 강조되는데, 예를 들어 성수동의 경우 상업시설 가격이 2018년 3.3㎡당 10만 원에서 2023년에는 20~30만 원까지 오르는 등 월평균 임대료가 급등했고, 최근 기사를 인용하자면, 2024년에는 7평(약 23㎡)짜리 상가 권리금만 4억 2000만 원, 월세는 400~500만 원까지 달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팝업스토어 렌탈 가격은 마케팅 및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추가 비용은 물론 주요 위치의 경우 평균 일주일 정도에 대략 수억 원의 운영비가 들어가기도 한다. 예외적으로 팝업스토어는 부동산 소유자가 재량에 따라 가격을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상업용 건물 임대 보호법과 같은 법률의 보호를 받지 않기에, 이로 인해 일부 집주인은 장기 임차인보다 팝업스토어를 우선시하는 것 때문에 더 수익성이 높아졌다.

이에, 예전에는 공실이었던 공장이나 창고 건물들도 팝업스토어 덕분에 한 달에 최소 3~4억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거리 전체에 영향을 주는데, 매출에 비해 비싼 월세로 폐업하는 상인들도 늘기 때문인데,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성동구 상가의 올해 1분기 매출액(1950억 원)은 전년 동기(2070억 원) 대비 120억 원(약 5.7%) 감소했고, 올해 2분기 매출액(2075억 원)도 전년 동기(2129억 원) 대비 54억 원(약 2.5%) 감소했다고 알려진다.

또한 부정적인 움직임은 부동산 가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팝업스토어 증가로 성수동 폐기물과 소음 민원도 늘었다. 팝업스토어 붐으로 성수동에서 발생한 폐기물 발생량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소음 민원도 2017년에서 2022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부정적인 현상이 함께 동반하여 나타나고 있다고 알려진다.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모델을 향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려면 균형 잡힌 도시 개발이 필수적이며, 도시 계획가와 정책 입안자는 경제성장과 지역사회 보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는 어렵지만 임대료 인상을 규제하고 장기 거주자를 보호하며 팝업스토어와 함께 사업체의 지속가능성도 보장하는 정책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일례로 성동구는 팝업스토어 붐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팝업스토어 운영 매뉴얼을 만드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토지투기 및 젠트리피케이션 억제를 위해 성수동 일부를 토지거래특구로 지정하자는 논의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상생협약 추진 노력 등도 나타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많다.

한편 디지털 환경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단기 유동성을 주요한 특징으로 하는 팝업스토어가 도시에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며, 브랜드들이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장소에 생기를 불어넣고 관광객도 유입되는 등 다른 영향력도 한편으로는 발생 가능하기에, 이러한 흐름에 인위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한 반론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팝업스토어가 흥미진진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계획이 없으면 지역 사회의 이동과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팝업스토어 체험은 단순 기업뿐만 아니라 지역 브랜드 자산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긍·부정적 영향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팝업스토어의 도시 공간 재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공간, 시간, 가치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상호작용성, 문화다양성 등을 잘 조율해야만, 팝업스토어의 공간 특성 요소가 도시공간 재활성화의 공간 성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며, 당장 무엇이라도 필요한 중소도시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성수동 사례는 상업 트렌드가 일부 주민이 아닌 모든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어떻게 혜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독이 될지, 유행을 반영하며, 지역의 이미지 개선을 통한 지역의 브랜드 개선 대안이 될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신중하고 장기적인 계획이 필수적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 경기 용인시 롯데몰 수지점에 오픈한 '레고 비히클 & 어덜트' 팝업스토어에서 모델이 어린이들과 레고 레이싱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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