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논란'에 대해 "대통령의 테니스든 골프든 스포츠 활동은 보통의 의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 골프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과의 '골프 외교'를 위한 연습이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9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을 초청해서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했을 때, (윤 대통령이) 골프를 전혀 못 치시는데도 같이 라운딩에 응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것도 골프에서는 결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수석은 이어 "골프는 제 경험상 하루이틀, 한두 번 연습한다고 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미리미리 아마 (골프외교 준비를 위한) 어떤 생각 속에서 대통령님의 주말 골프가 있지 않았을까 제가 그렇게 생각해 본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직후인 지난 9일 태릉체력단련장(태릉CC)에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확인돼 적절성 논란이 예상되자 '트럼프 당선인과의 골프외교를 위해 연습을 재개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명을 선제적으로 내보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받은 제보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24일부터 이달 9일까지 최소 7차례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선이 진행되기도 전부터 골프가 시작된 것이라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는데, 이날 홍 수석의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과 관계 없이 "미리미리" 골프외교를 준비했다는 셈이다.
홍 수석의 이 같은 해명에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확인된 7번의 라운딩 중 6번은 트럼프의 당선 선언 전이었다',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 등 장병 골프 금지 기간에도 라운딩을 진행했다'는 등 시기 및 적절성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홍 수석은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아닌, 특히 주말 일정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좀 어렵다", "(일정)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골프를) 왜 쳤는가까지 물어보시는 것은 어려운 질문"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윤 대통령의 정확한 골프 일정을 확인해줄 수 없으며, 따라서 적절성 여부를 따질 수도 없다는 취지의 대답이다.
홍 수석은 강 의원이 대통령의 라운딩 일정으로 꼽힌 8월 24일이 당월 22일 부천호텔화재로 인한 추모기간이었음을 지적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태릉골프장을 상당히 많이 이용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저희들이 그런 얘기를 해 본 적이 없다"고 역공을 펴기도 했다.
강 의원이 '화재 추모 기간에 골프를 친 게 옳다고 생각하는가' 재차 묻자, 그는 "대통령이 만약 (그날) 골프를 하셨더라도 저는 확인은 안 되지만, 그것이 호기심의 대상은 될지 몰라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역시 당일 골프를 쳤는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으며, 따라서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도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홍 수석은 이날 이어진 다른 질의에서도 "대통령의 골프든 테니스든 이런 스포츠를 통한 외교도 언젠가는 꼭 필요하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스포츠는 스포츠 이상", "대통령의 골프가 일반인들의 여가활동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골프하고는 전혀 다른 성격일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엄호에 나섰다. 정성국 의원은 "지금 우리 국민들 중 1000만 인구가 골프를 치고 있고 골프를 친다는 자체가 부끄러워해야 될 행위는 아니라고 본다"며 "1997년에 박세리 선수가 IMF 시절 국민들이 낙담하고 힘들 때 큰 힘을 줬다. 지금은 골프가 많이 대중화가 됐고 대통령께서 골프 한 번 쳤다는 것이 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이에 "맞다. LPGA 100위권 안에 우리(한국) 여자 선수가 14명이나 있고 PGA는 4명이나 있다"고 화답했다.
홍 수석은 한편 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 때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답변을 못 했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부산일보>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를 했다)"라며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 '뭘 잘못했는데' 하는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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