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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복음주의자들의 권력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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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복음주의자들의 권력 게임

[최재천의 책갈피] <나라, 권력, 영광> 팀 앨버타 글, 이은진 번역

복음주의 목사의 아들이자 신실한 신자이며 현재 <애틀랜틱> 상근 기자인 저자 팀 앨버타가 물었다.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뭐가 문제일까요?"

코너스톤 복음주의 장로교회의 목사인 크리스 와이넌스가 잠시 생각했다.

"미국이요."

그가 대답했다.

"그들 중 너무 많은 이들이 미국을 숭배하죠."

지난 십여 년 간 미국 공화당을 취재하며 의회와 선거 유세 현장을 뛰어다닌 저자는 그들이 어떤 성경 구절을 인용할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흥미로운 건, "공화당 정치인들에게서 듣게 되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구약 성경에서 따온 것이"라는 것. 왜 신약이 아닐까.

예수는 3년 동안 가르치면서 주로 가난한 사람을 돕고, 자신을 낮추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 외에 세속적인 야망을 품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러함에도 "(공화당 정치인이자)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그토록 드물게 인용하는 것이 저자에게는 늘 이상하게 느껴졌다." "도날드 트럼프가 공화당을 장악하고 대통령으로 재임한 4년 동안, 공화당이 구약 성경의 언어에 지극히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는 점점 문제가 되었다."

미국은 정교분리의 원칙이라는 헌법적 이념을 가지고 있음에도, 왜 이토록 종교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 오게 되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그토록 믿음에 신실해서 였을까. (트럼프는 연설에서 성경을 잘못 발음하는 실수를 저지른 적도 있다. 고린도후서를 'Second Corinthians'가 아니라 'Two Corinthians'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는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무려 81퍼센트라는 역사적인 지지를 받았다.)

초대 교회 사도 시대 전문가이자 저명한 신학자인 존 딕슨이 미국 교회의 태도를 평가했다.

"여기서 복음주의자들을 움직이는 건 대부분 나라를 잃는다는 두려움, 권력을 잃는다는 두려움입니다."

딕슨은 덧붙였다.

"전혀 건강하지 못한 거죠. 우리는 자신을 다른 사람의 만찬에 초대받은 열성적인 손님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거기에 있는 것이 기쁘고, 관점을 공유하는 것이 기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존중하고 늘 겸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거기는 우리 집이 아니니까요."

요약하기조차도 겸허해질 수밖에 없는, 반드시 완독을 권하고 싶은, 특히 트럼프 2기의 시대에 '미국 정치 심장부에서 벌어지는 복음주의자들의 권력 게임'을 다룬 올가을 최고의 책. 미국 정치의 토양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나라, 권력, 영광> 팀 앨버타 글, 이은진 번역 ⓒ비아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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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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