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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뉴라이트 역사책' 논란…"尹 정부 지도엔 왜 독도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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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뉴라이트 역사책' 논란…"尹 정부 지도엔 왜 독도가 없나"

'김건희 황제관람' 공세도…국민의힘 "국립중앙박물관 '동북공정' 논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대한민국 100년 통사>의 '독도 패싱' 논란을 두고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도에는 왜 이렇게 실수가 많나",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려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뉴라이트 논란에 공세를 집중했다. 여당에선 문재인 정부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의 '동북공정 지도' 전시 논란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18일 국회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발간한 책 <대한민국 100년 통사>와 관련 "책의 지도들을 보니까 독도가 다 빠져 있다"며 "저자가 인용한 조지 프리드먼의 <100년 후>라는 책 원본에는 독도가 있다. 그런데 역사박물관이 공식적으로 발간한 이 책에는 (독도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이 "독도를 표기 안 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바로 수정하겠다"고 말했지만,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도에는 왜 이렇게 실수가 많으냐"며 "정부 차원에서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노태우 정부 당시 과학기술처 장관을 지낸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이 저술을 맡고 지난 7월 역사박물관이 발간한 이 책에는 '독도 패싱 지도' 외에도 "한국의 독특한 초고속 경제성장에 기반에는 일본이라는 변압기의 존재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후과(좋지 않은 결과)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뉴라이트'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이는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 서거의 후과로 박 대통령이 탄핵되었나, 박근혜의 무능과 실정으로 탄핵이 되었나. (책 내용이)말이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한 관장을 질책했다. "이것을 역사박물관이 발간한 목적이 있는가" 묻기도 했다. 한 관장은 "저자가 대한민국의 특수한 압축 성장을 설명하면서 일부 논란이 되는 표현이 나온 것 같다"고만 답했다.

앞서 저자인 김 이사장은 책에서 '1980년 5.18은 민주주의 기반 강화를 가로막고 그 결과가 국가에 너무나 유해한 반동이고 반역이었다'고 묘사했다가, 논란이 일자 '전두환을 겨냥한 것'이라 해명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1980년 5.18'이 어떻게 전두환을 상징하나. (5.18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상징인 광주민주항쟁의 상징 아닌가"라며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역사박물관에서 '5.18은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유해한 반동·반역이었다' 이렇게 서술돼 있다면 역사 왜곡을 넘어서 그게 반역이고 반동"이라고 지적했다.

한 관장은 "오해와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그런 구절이 있다면 당연히 수정해야 될 것"이라며 "(광주민주항쟁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일이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저자가 '100년 통사'의 시작을 한국 광복년도인 1945년이 아닌 단독정부 수립년도인 1948년으로 설정한 점을 꼬집으며 "1948년 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해서 대한민국 건국을 인식하는 게 뉴라이트 사관 아닌가" 묻기도 했다. 한 관장은 "그렇다"면서도 "저자가 처음으로 대한민국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아버지를 따라서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일 기념식에 참석했기 때문에 그 연도를 쓴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도 해당 책 속의 '이승만과 4.19, 박정희는 민주사회 기반 구축기로 재평가할 수 있다'는 등 표현과 관련 한 관장에게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 알고 계신가" 물었다. 한 관장이 "그렇다"고 답하자, 민 의원은 "제일 안타까운 건 이 책의 저작권이 지금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있는 것"이라며 "당장 우선 회수해야한다"고 했다.

민 의원은 이어 이날 김의섭 국립중앙도서관장에게도 '뉴라이트 논란 교과서'의 중앙도서관 납본 문제를 제기했다. 도서관 규정에 따르면 '공중배포 및 이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적 출판물'은 납본할 수 없게 돼있는데, 중앙도서관 측이 공중배포 및 판매 실적이 없는 '뉴라이트 논란 교과서'들을 "아무 검토 없이 그냥 해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관장은 "규정상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저희들이 판단이 됐다"고 답했지만, 민 의원은 "규정에 보면 다 나와 있다"며 "공중배포를 안 했고 2007년에 나온 책을 그대로 복사해 제출했고, 정가 표시는 되어있지만 판매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도서관이) 그것을 그냥 실적으로 인정을 해줬다"고 재차 추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기관이 (규정을 어겨) 뉴라이트 검정 교과서를 그대로 쓸 수 있도록 발간을 해준 것"이라며 "이 책은 납본될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그런데 (납본하도록) 속이고 국립중앙도서관은 속고 그런 과정이었다. (납본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여당에선 '문재인 정부 독북공정 지도 전시 논란'을 꺼내 역사 논쟁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을 겨냥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발해관의 외국어 설명과 관련해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다'라는 부분이 빠져 있다"며 "번역본에서는 고구려라는 단어 자체를 찾을 수가 없다. 왜 이런가"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 중국이 동북공정을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라는 역사를 지우고, '중국의 말갈족을 계승한 나라가 발해'라는 문화공정·동북공정·역사공정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며 "수정해야 한다"고 김 관장을 압박했다.

배 의원은 이어 같은 박물관의 해외 관광객 대상 전시투어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가 2018년에 이 (투어) 동선을 바꿨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도 (전시 동선에) 발해는 단 한 번도 포함이 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역사적인 가장 큰 논쟁은 중국의 동북공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불거졌던 '동북공정 전시 논란'을 활용해 야당 측의 '뉴라이트 역사관' 공세에 역공을 편 모양새다.

이날 국감장에선 여야 간의 '역사 공방'에 이어 이른바 '여사 공방'도 오갔다. 민주당이 부산엑스포 무관중 공연 관련 '김건희 황제관람 의혹'을 집중 제기하자,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김정숙 문재인 전 대통령 영부인이 연루된 '샤넬 재킷 의혹'을 꺼내들었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황제 관람' 논란이 불거진 한국정책방송원(KTV)의 청와대 국악 공연과 관련 "무관중인데 원형 테이블을 깐다. 꽃장식도 있다. 또 의전인력이 15명이 요청돼 있다"며 "관중 없이 녹화했는데 VIP 행사 관련 내부 문건이 드러나니까 갑자기 초청한 적도 없는 국악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영부인이 갑작스럽게 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행사 당시 공연행사를 총괄한 용역업체 PD와 사전 미팅을 했다고 알려진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당시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절대 황제관람이 아니다"라며 "(김 전 대표는) 그냥 앉아 있는데 갑자기 오셔 가지고, (행사) 끝나고 나서 격려하고, 그리고 바로 가셨다"고 답했다.

그러나 임 의원은 해당 해명을 두고 "영부인이 어디 동네 아줌마인가. 시장 바구니 하나 들고 동네 장 보러 가는 그런 분이신가. 대한민국 순위 0순위다. 서열 0순위 영부인이 이동을 하는데 연락이 안 됐다? 이것을 어떻게 보고 이해하라는 건가"라고 질책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지난 2018년 김정숙 당시 대통령 영부인이 프랑스 국빈방문 당시 샤넬로부터 대여받아 입었던 재킷을 반납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샤넬 재킷 의혹'과 관련 김일환 국립한글박물관장을 추궁했다. 신 의원은 "샤넬이라는 프랑스 명품업체가 만든 옷을 왜 김정숙 여사께서 입게 됐고 그것이 왜 우리 박물관에까지 오게 됐는지, 또 왜 진짜 입었던 그 옷이 아니고 다른 옷이 제작돼서 우리 박물관에까지 오게 됐는지 이 과정이 굉장히 사실은 좀 석연치가 않다"고 주장했다.

▲18일 오후 속개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민속박물관 등의 국정감사에서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오른쪽)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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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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