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이 최근의 증권시장 급변동 사태를 언급하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론에 재차 힘을 싣고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연일 야당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호응하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7일 언론 공지에서 "최근 미국 경기 경착륙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우리 증시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금투세 시행이 강행될 경우 대부분이 중산층인 1400만 일반 국민 투자자가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국민 대다수가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는 상황에서 제도 시행 여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정부가 제안한 금투세 폐지 방침에 대해 국회에서 전향적 자세로 조속히 논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주가 하락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금투세를 강행한다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러 퍼펙트스톰을 만들어 그 안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될 것"(한동훈 대표), "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금투세 폐지 논의를 지체할 수 없다"(추경호 원내대표) 등 대야 압박을 쏟아냈다. (☞관련 기사 : '주가폭락' 與 대응은 금투세 폐지? 한동훈 "이번에야말로") 한 대표는 이날도 민주당에 금투세 관련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등 관련 공세를 이어나갔다.
야당에서는 일단 반발이 나왔지만, 더불어민주당 최대주주인 이재명 전 대표가 앞장서 전선을 허물면서 힘이 실린 통일된 대응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날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민주당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정부·여당은 거대 자산가들의 세금을 깎아주자고 한다"며 "주식 투자자의 1%에 불과한 초거대 주식 부자들의 금투세를 폐지하면 내수경제가 살아나나? 상속인의 0.7%에 불과한 거액 자산가의 상속세를 깎아주면 민생경제가 살아나나?"라고 했다.
진 의장의 말은 그간의 민주당 당론에 가깝지만, 그런 반면 이재명 전 대표는 전날 당대표 선거 방송토론회에서 "최근 주식 시장이 폭락하지 않았느냐"며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사는데 지금 5000만 원까지 과세를 하는 문제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저항한다"고 말해 금투세 완화론에 힘을 실었다.
현재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자 이 전 대표의 측근 중 하나인 박찬대 원내대표는 해당 사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금투세 토론' 제안에 대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가) 비상한 상황에서 금투세 얘기밖에 할 말이 없나"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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