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인지 능력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고 대선 완주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단독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을 트럼프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등 말 실수를 연발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옆에 서 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넘긴 다면서 "여러분, 푸틴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로 본인이 잘못 말했다는 것을 알아챈 뒤 "그가 푸틴을 물리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다"라고 정정하며 "푸틴을 물리치는데 너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이후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이라고 잘못 말한 데 대해 "(당시) 푸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젤렌스키,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이후 5명의 다른 이름도 말했다"라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말 실수는 또 이어졌다. 이번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잘못 말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출마할 경우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우려하지 않냐는 질문에 "트럼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뽑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또 한 번 대형 실수를 저지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잘한다 바이든"이라며 조롱하는 듯한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6월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토론 당시 그간 제기돼 왔던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능력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후보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와중에 치명적인 말 실수가 연달아 나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을 중계했던 CNN은 "바이든의 기자회견은 그의 나이와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그의 고문이나 측근들이 더 많은 외부 참여를 촉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번 기자회견이 의도한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밤 8시 이후에 일정을 잡는 것을 중단하고 더 많은 수면을 취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던 사안에 대해 8시에 일정을 끝내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8시에 일정을 종료하겠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내가 말한 것은 (행사가 오후) 7시에 시작해서 자정에 잠자리에 드는 대신, 9시에 모금 행사를 시작하는 대신 8시에 시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모들이 계속 일정을 "추가"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질 바이든 영부인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면서, 본인의 건강 및 인지능력 문제를 과도하게 일정을 잡는 참모들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및 인지 능력 문제로 미국의 위상이 손상되고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나토) 회의를 주도하는 동안 위상이 떨어졌나, 아니면 더 성공적인 회의가 됐나,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반문한 뒤 "다른 국가 지도자들은 지금 함께 있는 이유가 바이든 때문이라고 하면서 감사를 표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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