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 압력에 직면해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토론 이전과 이후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NBC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토론 11일 이후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것' 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수 언론사가 실시했던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방송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에서 실패하기 전부터 전국 및 경합주의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오차범위 내에서 끌려가는 상황이었다"며 "(토론 이후)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몇몇 조사에서 1~2 퍼센트 포인트 뒤져 있는데 여전히 오차 범위 안"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양극화되고 분열된 정치 환경 속에서 선거는 이러한 작은 차이에 의해 좌우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현 상황이 변화됐음을 반영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미국 방송 CBS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유고브가 지난 6월 27일 토론 전 투표 의향이 높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1% 포인트 앞서 있었는데, 토론 이후에는 2% 포인트 앞서고 있었다. 두 결과 모두 오차범위 안쪽 이었다.
방송은 "미국 방송 CNN 조사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월에 6% 포인트 앞서 있었는데 토론 이후에도 6% 앞서 있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대학의 전국단위 조사가 변화 폭이 가장 컸는데, 토론 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 포인트 앞서 있었고 투표 의향이 높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4% 포인트 앞서 있었다.
토론 이후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등록유권자에서 8%, 투표 의향 높은 유권자에서는 6% 포인트 앞서면서 격차를 좀 더 벌렸으나, 이 역시 변화 폭은 2% 정도로 크지 않았다.
경합주의 경우 <블룸버그>통신과 모닝컨설트가 지난 1~5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소하고 앞서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앞서고 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7% 포인트를 앞서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차범위 안이었다.
방송은 "토론 이후 여론조사에서 급변한 것은 바이든 후보의 건강에 대한 인식"이라며 "CBS와 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정신적‧인지적 건강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유권자는 6월 35%에서 토론 후 27%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방송은 "바이든의 토론 성과와 여파로 민주당이 혼란에 빠진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론조사는 중요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미 (이전 여론조사) 수치가 바이든이 재선에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줬는데 왜 그들(민주당)은 토론 전에 당황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근소하게 뒤지고 있었고, 토론 이후에도 그 양상이 변화하지 않았는데 토론 전후로 민주당 태도가 매우 달라졌다는 평가다.
방송은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바이든과 트럼프에 대한 인식의 틀에 갇혀 있는데, 이는 트럼프의 유죄 선고나 바이든의 토론과 같은 엄청난 사건이 여론조사 수치를 거의 변화시키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불거지는 사건들이 두 후보에 대한 기존 인식을 뛰어 넘을 정도의 변동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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