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해외직구 제한 정책을 발표했다가 사흘만에 철회한 정부를 두고 "뒤늦었지만 다행"이라며 "당정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되어 국민의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주저 없이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 낼 것"이라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취지엔 공감한다"면서도 "(정책 발표 내용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할 경우 혼란과 정책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하고, 다시는 이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특히 "(이번 정책은) 취지도 중요하지만 정책 발표 내용이 치밀하게 성안되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 여론의 반향 등도 사전에 충분히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해 (문제가 됐다)"며 "앞으로 정부 각 부처는 각종 민생정책, 특히 국민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요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당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6일 총 80개 품목에 대해 국가인증통합마크(KC인증)가 없는 제품의 해외직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19일 '안전성 조사에서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만 사후적으로 직구 제한할 방침'이라며 사실상 번복했다.
정부 정책 발표 직후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 유승민 전 의원도 개인 SNS 등을 통해 일제히 비판 입장을 낸 데 이어 여당 지도부 또한 공식적으로 정부에 날을 세운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9일 원내대표 경선 정견발표 시에도 "(정책 수립에 있어) 당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야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예고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면서도 "현재 정부에 이송된 순직 해병 특검법에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힘을 실었다.
추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는 △현재 고위공직자수사처와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검은 여야 합의에 입각해 추진돼야 하고 △민주당의 특검 구성원 2인 단독 추천권으로 인해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고 △특검법 제12의 대국민 보고 규정의 경우 피의사실공표 논란이 불가피한 독소조항이라는 점을 특검법 반대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비판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민주당이 통과시켜 현재 정부에 이송된 특검법은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며 "젊은 군인의 비극적 죽음을 정쟁에 이용하기 보다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 노력에 힘을 합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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