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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수 없는 선거를 패배로 이끌어가는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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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수 없는 선거를 패배로 이끌어가는 이재명

[최창렬 칼럼] 이대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건가

22대 총선 구도가 이대로 간다면 더불어민주당의 패배는 명약관화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지역을 살펴보자. 서울 49석 중 민주당이 41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8석을 차지했다. 경기 59석 중 민주당 51석, 미래통합당 7석, 정의당 1석, 인천 13석은 민주당 11석, 국민의힘 1석, 무소속 1석이었다. 수도권 121석 중 민주당이 103석, 미래통합당은 16석 확보에 그쳤다.

전통적인 캐스팅 보터인 충청에선 대전 7석을 민주당이 모두 석권했고, 충남·북과 세종시 21석 중 민주당이 13석을 차지해 과반을 넘겼다. 그 밖에 대구·경북과 광주·호남 등은 거대정당의 텃밭답게 양당이 거의 싹쓸이했다(무소속 3명 제외).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에서도 민주당은 8석 중 3석을 확보함으로써 선전했다. 결국 수도권과 충청·대전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180석(비례 포함)의 초석이 됐다.

그러나 22대 총선에서 이러한 일은 절대로 생기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51석을 목표로 잡았지만, 공천 난맥의 여파로 결정적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민주당은 1당은커녕 국민의힘에게 참패할 가능성도 크다. 국민의힘이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앞서는 추세이고, 서울과 충청도 국민이힘이 앞서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구도로 볼 때 국민의힘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선거이다.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는 정권평가의 선거이고, 선거의 의미 자체가 회고적이어서 정권심판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대선의 경우 미래지향의 전망적 투표의 성격을 띨 수 있겠지만 총선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게다가 경제지표가 집권세력에 우호적이지 않고 그 동안의 실정과 무능, 불통은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찍었던 중도층의 다수가 이반한 상태다.

그러나 이러한 선거지형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 주도의 공천에서 여지없이 깨져나가고 있다. 중간평가도 정권심판도, 공천의 난맥과 파동에 다 묻혔다. 국민의힘 공천이 혁신과 전혀 거리가 멀지만 이는 '조용한 공천'이란 수사(修辭)에 가려지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과 함께 집권세력의 국정운영 문제, 수직적 당정 관계 등의 이슈는 완전히 실종되고 말았다.

공천에는 잡음이 일게 마련이다. 양대 정당이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지만 당무 평가, 당 기여도, 충성도, 의정활동 등의 계량화에는 당 주류의 주관적 평가가 크게 작용한다. 평가단에 속한 인물의 성향을 정량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공천은 그럴듯한 명분으로 혁신을 포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주류와 비주류의 역관계가 작동하는 게 정치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당하게 감내할 정도'를 넘어 명징한 자기세력 챙기기는 필경 파동과 갈등의 뇌관으로 작동하기 마련이다.

굳이 2012년도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과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막무가내 공천이 그 당의 패배로 이어졌던 사례 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공천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냉철하고 정확하다. '친문도 친명과 뭐가 다를 게 있느냐'는 개혁신당 금태섭 전 의원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문제는 언론과 유권자들이 '친문과 친명이 별 차이가 없으니 친명의 이번 공천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느냐이다.

선거는 인식에서 오는 평가의 결과다. 선거가 30일 밖에 남지 않았다. 민주당으로서는 공천 국면을 빨리 마무리 짓고 국면 전환을 모색하겠지만, 공천 난맥은 유권자 기억에 저장되었을 것이다.

국민의힘의 공천 역시 친윤 영남 중진, 이른바 '찐윤'은 거의 다 본선에 진출했다. 본래 의원 수가 민주당에 비해 적은 연유도 없지 않으나 공천 혁신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의 잡음은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민주당은 탈당한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판이다.

선거는 당위를 논하는 영역이 아니다. 이 대표는 제1당을 유지하는 것보다 자신의 호위 세력으로 당을 재편해 차기 대선후보 자리를 쉽게 거머쥘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만약 선거에서 지면 이 대표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과도한 친명 위주의 정치가 한국정치를 오염시키고 나아가서 선거를 왜곡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실정을 덮는 게 역설적으로도 현재의 민주당의 공천이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구조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잡음이 많이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란 얘기다. 선거일까지 공천 파동에 날이 지샐 판이다. 그러면서도 '민주개혁진보'를 외칠 건가. 이러한 '민주'와 '진보'는 존재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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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렬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다양한 방송 활동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한국 정치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섭렵한 검증된 시사평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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