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수습책을 놓고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강서 패배가 '수도권 위기론'을 입증한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부터, 위기·패배 원인으로 수직적 당정관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당 중진들로부터도 나왔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19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3개월 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강조했다. '수도권이나 중도층, 청년층에 있어서 민심 이반이 상당하다. 현장에서 느껴봐라'(고 했다)"며 "수도권 위원장 연석회의도 주장하고 빨리 우리가 민주당보다 혁신위를 띄우자고 주장했는데 그때는 실감을 못 했는데 선거 결과를 보고 좀 어느 정도 실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상대책위원회에 준하는 혁신위원회를 띄워야 한다"며 "총선에 대한 권한이라는 것은 결국 공천 문제다. 공천에 대한 룰 세팅 문제에 대해 독립적 권한을 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청권에 계신 분들을 만나면 '비 새는 부분 막아달라', '주차장 만들어 달라' (고 하는데), 무슨 민족 찾고 국가 찾고 있다"고 꼬집으며 "수직 관계에서 (대통령이) 딱 결정하면 따라가는 당의 모습이 오늘의 이런 문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수직적 당정관계가 바뀔 수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그는 "그 첫 단추가 이번 임명직 1차 발표다. 그 다음에는 혁신위를 꾸리고, 그 다음에는 영입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임명직 (발표)에서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실망하고 있고 심지어는 조중동도 비판하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수습 방안에 대해 홍 의원은 "몇몇 사람이 앉아서 일방적으로 이걸 수습한다? 그건 잘못된 과정"이라며 "우리는 불행히도 현역들이 원외보다 상당히 적다. 그럼 당이 위기일 때 원외의 이야기를 듣는 그런 지도부가 돼야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리가 '수도권 비상'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는데 수도권은 말할 것도 없고 또 하나의 비상이 걸린 것이 충청권"이라며 "충북은 여야가 5:5, 세종, 천안은 한 사람이 없다. 충청권을 당에서 분석하거나 관심 갖는 분이 없다. (지도부에도) 일곱분 신임 임명했는데 그중에 (충청 인사가) 한 분도 없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17일에 이어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또다시 당정관계 문제를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김 대표도 유지되고 있을 뿐 아니라 방송에 나와 막 떠드는 최고위원들 얼마나 극우적이고 당을 망쳤고,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해도 그걸 비호하려 했나"라며 "그런 지도부가 하루아침에 바뀐다고 생각하나. 지도부 개편 없이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이 망하고 있는데 강서구 선거 지고 닷새 만에 열린 의총이 얼마나 한심했나? 서울 민심을 확인하고 나서도 의총에서 김기현 지도부 체제 유지를 결의를 했다. 그게 말이 되나?"라며 "수도권에 있는 우리 정치인들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윤석열 정권이 민생경제가 어려운데 얼마나 극우 이념으로 가고 있나.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치스타일이 전혀 안 바뀌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인사든 정책이든 어떤 잘못을 해도 아무 소리 찍소리 못하는 정당이 됐다"며 "12월쯤 되면 윤 대통령, 정부, 국민의힘이 진짜 제대로 된 변화를 할 수 있나 판가름이 난다고 본다"고 말했다.
탈당 및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연말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이 당이 진짜 변할 수 있나. 이런 당이 국민들이 진짜 원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정당인가' 거기에 대해 저도 정치를 하는 사람이 결심을 해야 한다"며 "12월까지는 제가 그 결심을 끝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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