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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정농단 제 불찰, 국민께 사과…'제3자 뇌물' 판결은 납득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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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국정농단 제 불찰, 국민께 사과…'제3자 뇌물' 판결은 납득 못해"

"총선? 계획 없어, 정치적 친박은 없다"…"2016년 유승민 마땅찮게 생각, 김무성 면담요청 몰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 중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6일자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 씨(최서원, 개명 전 최순실)가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며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이사진을 최 씨로부터 추천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검증을 거쳤고, 그 분야에서 전문성이 탁월한 분들이라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처음에 최 씨가 '재단 이사진으로 좋은 사람들을 소개할까요'라고 했을 때 거절하지 않은 것을 정말 많이 후회했다"고 했다.

그는 "검찰 조사를 받으며 들으니까 최 씨가 재단 실무진의 면접도 보고 운영도 관여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기부했다가 돌려받은 돈, (K스포츠재단이) SK로부터 지원받기로 했다가 포기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제3자 뇌물죄를 인정했다. 그런데 이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이 죄는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성립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롯데나 SK가 저한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 대통령 면담이니 기업의 애로사항이나 현안에 대해 말을 했겠지만, 저는 하나도 들어준 것이 없다"며 "대기업이 체육 진흥을 위해 후원했다면 그것이 국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지, 대가성을 가지고 후원하는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룹 회장들에게 제가 구체적으로 후원 금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결과적으로 최 씨가 재단을 통해 사적 이익을 챙기려고 했었다면 그것을 알지 못한 제 책임이고, 사람을 잘못 본 제 잘못"이고 덧붙였다.

국정원에서 36억 5000만 원의 특활비를 받은 데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초 보좌진으로부터 국정원에서 청와대 운영과 관련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돈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고, 또 '역대 정부에서도 (국정원이) 그런 지원을 해왔다'길래 그러면 '지원받아서 일하는 데 쓰라'고 했다"며 "다만 어디에 썼는지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특활비를 제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2016년 9월께 당시 이병호 원장이 2억 원을 보내와 정호성 비서관이 관저로 와서 저한테 전달해 줬다. 제가 그것을 청와대 직원들 추석 격려금으로 사용한 것은 맞다"며 "이유야 어찌됐건 제 지시로 청와대에 지원한 것 때문에 세 분의 국정원장이 많은 고초를 겪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했다'는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총선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 정말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제가 몇몇 사람에 대해서는 말했겠지만,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석비서관회의 때 정무수석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한 적이 있는데, 저는 그게 당에서 (조사를) 해서 청와대에 전달한 걸로 생각했다"며 "그리고 '진박 감별사'라는 얘기가 있어서 제가 (친박계에) 주의를 줬는데, 정말 그때 강하게 주의를 줬어야 한다는 후회는 있다. 그리고 제가 명시적으로 유승민 의원 공천을 주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이 제가 유 의원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공천 파동은)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김무성 대표가 공천과 관련해 저한테 면담 요청도 했고, 전화 연결도 부탁했는데 그게 (연결)되지 않았다. 그 얘기를 제가 구치소에 들어와서야 전해 들었다"며 "당시에 저는 전혀 몰랐던 일이고 그래서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나' 하고 분노했지만 누구를 탓하겠나. 그것도 대통령인 제 책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과거 친박계 인사의 출마가 관측된다'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과거에 정치를 했던 분이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제가 언급할 일이 못 된다"며 "다만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소위 친박이라는 의원 중에 탄핵에 찬성한 의원도 있었고, 저의 오랜 수감 기간 동안 한 번도 안부를 물은 적이 없는 의원이 대부분이다. 동생(박지만 EG 회장)의 친구인 의원도, 원내대표였던 의원도 탄핵에 찬성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사람의 신뢰와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유승민·한선교 전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공화당이 '박근혜 대통령 명예 회복'을 명분으로 내년 총선에 후보를 내는 경우를 가정한 질문에도 박 전 대통령은 "우리공화당이 탄핵 무효를 주장하면서 고생을 많이 한 것을 잘 안다"면서도 "하지만 일반 국민의 입장과 정치인의 입장은 순수성에 있어서 다르다고 본다. 내년 총선에서 정치인은 자기 정치를 하면 된다. 선거에 나서면서 제 사진을 내걸고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해 출마하는 것'이란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은 생을 어떻게 보낼지를 묻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개인적인 삶보다는 공적인 삶을 살아온 것 같은데 그것도 운명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치 일선은 떠났지만 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하려고 한다. 그것이 국민들이 보내주신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보수 대단합"을 강조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은 뒤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도 박 전 대통령은 대구 현풍시장을 찾아 20여 분간 장을 보고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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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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