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한 해군부대에서 현역 수병이 동료장병 수십여 명의 나체를 불법촬영해 경찰이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28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해군 부대 소속 A 상병을 동료 병사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성폭력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상병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의 소속부대 내 생활관, 샤워실 등지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동료 장병들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상병은 숨겨 들여온 자신의 휴대전화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하는 동료들을 촬영했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70여 명에 달했다.
조사에서 A 상병은 '성적 호기심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시인했으며, 수사 직후 다른 부대로 소속을 옮긴 상태다. 경찰은 A 상병의 휴대전화를 입수해 정확한 피해자 수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군장병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작년 12월 경부터 올해 5월경까지 한 수병이 생활관에서 수병들이 샤워 중, 환복 중 알몸 상태일 때 핸드폰으로 몰래 동영상 170개가량을 찍었다"는 내용의 제보가 게시됐다.
제보자는 "피해자들 모두 언제 몰카를 찍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불안감에 떨고 있다"라며 "(그런데도) 함대 내에서는 쉬쉬하고 있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해당 부대는 "지난 4월 휴대폰을 이용해 타 병사를 불법촬영한 것이 신고되어,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현재 민간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부대는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대는 "신고를 받은 후 촬영 혐의자에 대해 신고(피해장병)자와 근무장소 및 생활공간을 즉각 분리 조치하고, 피해 장병에 대한 심리상담 등을 진행했다"라며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한 전파 등 자제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커뮤니티 제보자는 "사건의 이러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세상 모두가 이 사건에 대해 알아줬으면 해서 육대전에라도 전해본다"라고 제보 취지를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