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포스코 하청노동자 고공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곤봉으로 농성자의 머리를 1분 가량 내려친 데 대해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은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청장에게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농성하는 노동자에 대한 경찰 진압 장면을 기억하느냐"라며 "보고서 내용을 간략하게 보면, 시야 확보가 안 돼 의도치 않게 (경찰봉으로) 머리를 가격했다(고 돼있다)"고 지적했다.
윤 청장이 "머리를 가격한 계기는 손목을 내리친다고 친 건데…"라고 하자 문 의원은 "의도치 않았다는데, 화면을 보면 (경찰이) 수십 차례 머리를 후려갈겼다"며 "노동자가 쓰러져서 저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는데도 머리를 내려쳤다. 이것이 상식적이고 민주적인 진압 방식인가?"라고 추궁했다.
윤 청장은 "저희가 사용하는 물리력에는 단계가 있다. 이 상황은 최고로 난이도가 높고 위험한 5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노동자가) 웅크린 상황에서도 쇠파이프를 막 휘저으니까 빠른 시간 내에 제압하련느 의도를 갖고 그런 행동이 있었던 걸로 본다"고 반론했다.
이에 문 의원이 "정당한 진압 방식이라고 옹호하는 건가?"라고 하자 윤 청장은 "7미터 높이 망루에 가로 세로 2×2미터 (공간이었다) , 조속하게 빨리 해소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이해한다"고 답했다.
윤 청장은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정상적 진압이라고 느꼈나?"라고 물었을 때도 "보기에 따라 일부 과도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답했다.
윤 청장은 민주당 임호선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면서는 "그런 상황(유혈 진압)까지 안 가고 됐으면 더 깔끔하고 바람직하다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진압 자체가 잘못됐느냐, 그건 동의하지 않는다. 다시 같은 상황이 된다고 하더라도 공권력 집행은 맞다고 본다"고까지 했다.
야당의 사과 요구에도 윤 청장은 "당시 공권력의 행사 자체는 정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현장 경찰관 사기 등을 생각하면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이를 거부했다.
윤 청장은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분신 사망한 건설노조 노동자 고(故) 양회동 씨 사건과 관련,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어제가 영결식이었는데 사과할 뜻이 없느냐"고 묻자 "돌아가신 분과 유족에게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경찰의 책임을 연관짓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 청장은 "양회동 씨의 죽음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이것이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이렇게 된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용 의원이 건설회사 업주 등이 양 씨의 혐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일을 언급하며 "경찰 수사가 조작된 게 밝혀진다면 허위 조작 수사를 한 비위에 대해 어떤 처분을 해야 하느냐"고 하자 윤 청장은 "예단해서 말씀드릴 수 없다. 재판 결과를 보고 상응 조치를 하겠다"고만 했다.
윤 청장은 업주들의 처벌 불원서 제출에 대해서는 "그건 수사 이후 실질심사를 앞둔, 인터벌(간격)이 있는 날짜"라며 "수사 단계에서는 변호인 입회 하에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용 의원이 "인면수심이다", "사람을 사냥하듯이 수사했다"고 비난했고, 윤 청장은 "동의하기 어렵다. 이게 무슨 사냥이냐"며 마주 언성을 높였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용 의원의 질의 내용에 대해 "인면수심 등은 모욕적 발언"이라며 행안위원장에게 주의 촉구와 속기록 삭제를 요구했으나, 김교흥 위원장은 "의원 질의 내용을 위원장이 평가할 수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윤 청장에게 "한동훈 법무장관 인사청문요청서를 언론에 제출했다는 이유로 언론사와 국회 강제수사에 착수했다"며 "충격적이었다. 청문요청서를 언론사에 제공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이뤄졌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기사 검색만 해봐도 '요청서에 따르면'이라는 언론사 보도가 수십, 수백 건 검색된다"며 "피의자도 아닌 참고인 신분의 국회의원과 보좌진 휴대폰도 압수수색한 것은 과잉수사다. 이와 유사한 형태로 청문요청서를 언론에 제공한 여러 기사에 대해서도 수사 의사가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윤 청장은 "자료 전달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수사한 걸로 안다"며 "당시 수사는 고발에 따라 진행한 걸로 보고받았다"고 했다. 윤 청장은 그러면서 "의원님이 지적한 인사청문자료와 관련해, 이 내용은 언론 보도와는 달리 아마 개인정보와 연관이 있는 부분으로 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은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6.10 민주항쟁 기념식' 주관단체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정부 퇴진 구호'를 내건 행사를 진행한 민족민주열사·희생자범국민추모위원회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올해 기념식에 불참한 일을 문제삼았다.
이형석 의원은 이원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에게 "추모위원회에 사업비를 지원했나?"라고 물어 "원래 결과 보고서를 받고 지원하게 돼 있어서…(실제 지원하지 않았다)"라는 답변을 들은 후 "이렇게 정부가 국민 갈라치기하면 안 된다. 정부가 국가 기념식 행사를 이런 사유로 불참한다? 얼마나 옹졸하고 찌질한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형석 의원은 "의원실에서 파악하기로는 추모사업회에 예산이 지원되지 않았다는 소명서를 제출했다. 그럼에도 행안부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에 가서 이런 부분에 대한 경위를 밝힌 적이 있나?"라고도 물었다. 이 상임이사는 "네"라고 답했다. 이 상임이사는 "(정부 퇴진 행사) 광고가 나갔을 때 인지하고 공모사업 승인을 취소하고 향후 3년 동안 공모사업에 들어올 수 없다는 조치까지를 추모위원회에 서면으로 공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장관 직무대행)은 "공문을 보여드리는데 (기념사업회의) 추모사업 (지원금) 사용 승인이 있다"며 "기념사업회가 반정부 투쟁 단체를 지원하는 형태가 됐기 때문에, 심각한 사안이 됐기 때문에 (소명) 내용은 들었지만 불참했다"고 반론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정부 보조금을 받는 비영리 민간단체가 정권 퇴진 운동을 하는 게 정치행위 아니냐"며 정부의 기념식 불참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한 차관은 이에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한 차관에게 "서울시의 경계경보 오발령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한 차관은 "시민들이 아침에 혼란스러웠던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관련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임 의원이 "서울시민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하자 한 차관은 "서울시장께서 바로 다음날 입장표명을 한 것이고 그걸로 대신할 수 있다고 본다"고만 했다.
임 의원은 "서울시는 '과잉대응일지 몰라도 오발령은 아니다'라는 입장이고 행안부는 17개 시도 중 서울시만 잘못 해석했다는 입장 아니냐"고 하자, 한 차관은 "그런 부분에 대해 국무조정실에서 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내용을 보고 잘못한 것이 있으면 사과할 수 있지만, 현재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힘, '선관위 특혜채용 의혹' 공세…선관위 "친족 채용, 20여 명"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직 간부의 친인척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세를 폈다.
정우택 의원은 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행인 허철훈 사무차장에게 "감사원 감사가 선관위의 독립을 침해하나?"라고 물었고, 허 차장은 "저희는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지만, 특혜 채용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너무 커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답했다.
이에 정 의원은 "반성하는 모습이 아니다"라며 "저는 (선관위가) 썩고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이라는 미명 하에 엄청나게 방만하게 운영됐다"며 "특히 선관위 고위직은 선관위를 자기 것인양 운영했다"고 질타했다.
전봉민 의원은 선관위가 진행한 자체 감사결과와 관련 "고위직 친족으로 확인된 선관위 직원이 몇 명인가?"라고 물었고, 허 차장은 이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수조사에서 채용이 총 21건 파악됐다"며 "자녀 채용이 13건, 배우자가 3건, 형제자매가 2건, 3·4촌 채용이 3건"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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