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10대 여중생이 자신의 억울한 심경을 담은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혀 달라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 9일 포항 남구 A중학교에 다니는 B양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너무 억울해", "교사를 처벌해줘" 등 심경이 담겼다.
이와 관련 <프레시안>으로 "진실을 밝혀 달라"는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 이에 경북도교육청과 포항교육지원청, A중학교를 상대로 추가 취재를 진행했다.
추가 제보에 따르면 과거부터 B양에 대한 일부 교사의 지속적인 괴롭힘이 있었다. 특히 치마가 짧다며 유독 B양에 대한 지속적인 지적을 이어갔으며, 새 치마를 입었음에도 지적은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B양의 교실에서 최근 '용변 휴지' 사건이 발생했다. 누군가 특정 학생의 책상 위에 용변이 묻은 휴지를 놔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교사가 복도에 있는 CCTV를 확인하고 당시 B양이 흰색 휴지를 들고 교실로 들어갔다고 판단해 '용변 휴지' 사건의 가해자로 봤고, 이에 B양은 자신과 용변 휴지 사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며 교사와 갈등이 발생했다.
B양은 친구들에게도 억울함을 호소했고, 이후 하교를 한 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유서를 남긴 채 부모 곁을 떠나갔다.
B양이 남긴 유서에는 "관련 교사가 칠판 지우개를 들고 다닌 것을 두고 범인이라고 했다"는 억울한 심경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과거 자신을 미워하던 교사가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벌점을 준 사실에 대해 B양의 부모가 학교 측에 항의를 하자 이후부터 다른 선생님들마저 B양을 싫어하게 됐다는 내용이 유서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교육청 관계자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사건은 지난 9일 17시 전후로 발생했으며, 수사권은 없지만 해당 학교에 대해 2~3차례 경위 파악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고, 이번 사건과 관련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조사에 응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측은 용변 휴지 사건과 관련해 B양을 가해자로 특정 지어 강압적으로 진술서를 쓰게 했다거나 그런 적(괴롭힘)은 없다고 밝혔다"면서 "유서 내용과 상반되는 부분이 있어 결국 경찰의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B중학교 관계자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학교가 난처한 상황이다. 다른 학생들이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도록 학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학교 측에서 CCTV를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 C양이 정말 휴지를 들고 있었나?라는 <프레시안>의 질문에 그는 "수사 중인 내용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B중학교 한 학부모는 추가 제보를 통해 "아이가 억울해 유서까지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학교 측의 주장이 맞다면 아이가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됐는지 제대로 된 답변을 해야 한다"며 "또래 아이들이 그간의 내용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B중학교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 학교가 학폭 등 사고가 발생해도 불이익 때문에 다들 쉬쉬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꼭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에서는 B양의 유서 내용을 토대로 교사 2명에 대해 '아동학대건'으로 전방위적인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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