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민주당 내분 점입가경…비명 "청년정치인 공격 막아야" vs 친명 "김남국도 청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민주당 내분 점입가경…비명 "청년정치인 공격 막아야" vs 친명 "김남국도 청년"

'대의원제 폐지' 놓고도 갑론을박…친명 "폐지 또는 비율 조정" vs 전해철·김종민 "유지"

더불어민주당 혁신 방향을 놓고 친(親)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가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비명계 의원들이 당 내 배타적 지지 행위 근절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당 대학생위원회 등 청년 정치인들이 '코인 논란'에 대한 당의 부실 대응을 비판했다가 극심한 공격에 시달리고, 이원욱 의원은 '문자 폭탄'을 공개했다가 당으로부터 감찰 대상이 되자, 작심한 듯 강성 지지층과 지도부를 향해 자성을 촉구한 셈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25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당 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영표 의원은 "내부의 적대와 공격, 당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 제하의 제안문을 내고 '당 청년정치인들에 대한 도를 넘는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홍 의원은 의원총회에 앞서 28명의 의원들의 뜻을 모아 이를 총회 안건으로 제안했다. 동참 의원 대부분은 비명계 의원들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제안문을 통해 '코인 사태' 기자회견 이후 폭언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생위원회를 언급하며 "모처럼 민주당에서 청년세대가 목소리를 냈다. 내용도 당을 어려움에 빠트린 돈봉투·코인 의혹에 대해 국민 눈높이게 맞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충정 어린 주장이었다"고 했다. 그는 "당의 미래를 위해서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한 때다.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보호해야 한다"며 "이들 청년들에 대한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은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다른 의견에 대해 집단적 욕설과 위협으로 억압하는 행태는 민주주의를 흔들고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라며 "민주당 안팎의 다양한 열정이 적대와 분열로 흐르지 않도록 의원들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도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촉구한다"고도 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제안에 대해 다수 의원들께서 공감했다"며 "다른 의견에 대해서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라는 점을 우리가 다같이 인식·인정하고, 이런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분들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의원총회) 발언자 중 상당수 분들이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고, 제안 내용이 의원 전체 (온라인) 대화방에서도 올라와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이 이어졌다"고도 했다.

다만 친명계 의원 일부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 의원은 "(홍 의원 제안문에 대해 의견이) 잘 안 모아지는 것 같다. 잘 안 될 것 같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또다른 친명계 의원은 의총장에서 "김남국 의원도 청년인데 왜 보호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가 동료 의원들로부터 면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민 의원 측은 이날 <프레시안>에 "청년 정치인도 자기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며 "발언 내용이 진의와 다르게 알려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문자 폭탄' 공개 후 해당 문자메시지 발신인이 당원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내부 감찰 대상이 된 이원욱 의원 관련 언급도 나왔다. 이 원내대변인은 "당내 폭력적인 의사 표시나 의견 억압은 적절히 견제하고, 필요하면 윤리 기구를 통해 징계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도 내부적으로 분열하거나 갈등하지 않을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고 통합해 나가자는 논의도 진행됐다"고 말했다.

친명계 요구사항인 대의원제 폐지를 두고는 격론이 오고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의원제 전면 폐지'를 촉구했고, 김용민 의원은 '대의원제를 유지하되 의견반영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반면 전해철·김종민 의원은 미세 보완을 전제로 대의원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김종민 의원은 "다수의 결정보다 좋은 결정이 중요하다"며 "대표 민주주의를 개선해 발전시켜가자"고 의총에서 발언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대의원제 논쟁과 관련해 "결론이 난 것은 아니"라면서 "단순, 간명한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이고 역사적 고찰과 연구와 토론이 필요한 주제라는 데 많은 분들이 수긍했다"고 했다.

한편 전날 "혁신의 때가 왔다"고 말했던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별도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다만 이날 저녁 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 당 대학생위원회나 청년정치인들을 향한 폭력적 표현은 우리 당과 공동체를 해치는 행위"라며 "오늘 의총에서도 타인을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일이며 적대적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분명히 말씀드린다. 더 이상의 부당한 내부 공격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의사표현과 의견개진은 자유롭고 나아가 활발해야 하지만, 폭언·위협·모욕·허위사실 유포 등 상대에게 고통을 가하고 억압하는 방식은 옳지 않을 뿐 아니라 갈등 분열 적대감을 야기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원칙이 흔들림 없이 지켜질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함께해 주실 것을 재삼 당부한다"고 했다. 

'의견 개진은 자유롭고 활발해야 한다'는 말은 이른바 '문자폭탄'에 문제제기를 해온 당내 목소리와 온도차가 있다.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말 자제도 시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양념' 정도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라고 했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