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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혁신위 만들어봐야 '이재명의 민주당'…전권 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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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유인태 "혁신위 만들어봐야 '이재명의 민주당'…전권 줄 리 없다"

민주당 내분 가속화 …비명 "이간계 속았다고 조사?" vs 친명 "'강성팬덤' 말 자체가 공격"

더불어민주당 내 '혁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혁신기구 구성 문제를 비롯해 친명(親이재명)계와 비명계까 각각 요구하는 대의원제 폐지, 강성 지지층과 거리두기 문제 등을 놓고 계파마다 입장이 판이하게 나뉘고 있다. 특히 이원욱 의원이 최근 공개한 '문자 폭탄'의 발신인이 당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이 대표가 이 의원에 대해 '강성 당원 소행으로 단정한 정황'을 감찰하라고 지시한 것이 이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가 됐다. 

대표적인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2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분(문자 폭탄 발신인)이 당원이고 아니고가 이 사태의 본질이냐"면서 "적반하장"이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조 의원은 "지금 문제는 내로남불, 도덕 불감증, 당내 민주주의가 악화되는 것을 말 못하게 하는 거 자꾸 억누르는 것, 이걸 어떻게 불식시킬 거냐는 것이지, 그 특정인이 (당원) 200만 명 중에 한 명이냐 아니냐, 그걸 틀렸다고 해가지고 '이간계에 속았다. 그 경위를 조사하겠다'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당원임을 확인하려면 우리 당원이 200만인데 당원 데이터베이스가 각 의원들한테 있어서 검색을 해보고 '아 당원이구나 ', '아니구나' 그걸 미리 확인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지만 민주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당"이라며 "(당원의) 표현 같은 것들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지 특정인을 위한 것인지 대표를 위한 것인지 강성 지지층을 위한 것인지 당 지도부가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재명이네 마을' 이장을 그만두고 의원들과 당 소속 정치인들에게 '팬덤 옹호 발언을 하지 마라', '나부터 강성 팬덤과 절연하겠다'고 선언하고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지도부와 선출직들은 유튜브에 나가지 말고 나가면 불이익을 주겠다', '팬덤에 편승한 정치인들 공천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천명하고 실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지금 이 대표가 말 자제도 시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양념' 정도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라며,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는 지금의 민주당이 과거 '아스팔트 우파'에 휘둘리던 국민의힘과 유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 전 총장은 "말로만 그냥 '그러지 마', '그러지 마' 하는데 그냥 그렇게 좀 같이 가는 걸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총장 역시 이원욱 의원 사태에 대해 "(문자를 보낸 사람이) 민주당원은 아니라도 개딸들하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일 거 아니냐. 그러니까 보내지 누가 저런 장문의 문자를 이간계 쓰려고 들어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상식적으로 저런 걸 다 감찰을 하느냐"고 혀를 찼다. 그는 '이 대표가 외부에서 이간하려는 세력한테 넘어가지 말라고 했다'는 질문에 "글쎄, 그거는 별로 그렇게 설득력 있는 얘기 같아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원욱 의원 문자폭탄 사건에 대해 "상대를 너무 악마화했을 때 객관적으로 어떤 팩트에 근거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과장된 생각을 할 수 있다"며 "폭력적인 문자가 들어왔을 때는 문자 자체를 당의 고발센터에 고발을 하고 그에 대한 사실 조사를 통해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서 최고위원은 "그(이원욱) 의원께서 어떤 의미에서 그렇게 생각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객관적인 어떤 사실에 근거해서 얘기하시는 게 훨씬 좋을 것"이라고 충고하듯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에서도 이 의원을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악마화해서는 안 된다"며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위장 탈당' 논란 끝에 최근 복당한 민형배 의원도 "강성 팬덤(이라는) 이 말 자체가 굉장히 민주당을 공격하는 언어"라며 강성 지지층과 거리두기를 요구하는 비명계 입장을 반박했다. 민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언어로 쓰려고 자꾸 열성팬들, 강성팬들 이런 말을 만드는데 아니, 열성 지지자들이 많은 정당이 좋은 정당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공개한 문자폭탄 발신인이 당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과 관련해 "당원이 아닌데도 침투해 들어와 있는 이를테면 세작, 간첩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그러니까 뭔가를 조작해 내기 위한 기획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런 사람들하고, 실제 열성 당원을 구분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이 의원에 대한 이 대표의 감찰 지시를 동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강성팬덤이라고 몰아붙이는 분들이, 민주당의 열성 당원들이 그런 일(문자 폭탄)을 하느냐"면서 "아주 극히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경우에는 이렇게 제명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이어 대의원제 폐지를 촉구했다. 그는 "대의원제가 갖고 있는 폐해를 제거해 보자 그런 의미"라면서 "대의기구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요. 대의기구 자체가 있더라도 내용으로 보면 표의 등가성을 확보하자, 모든 당원들이. 그런 차원으로 얘기가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당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당 혁신기구 구성과 관련, 지도부 일원인 서 최고위원은 "혁신위는 사실은 당의 혁신안을 만드는 기구"라며 "당헌·당규에 따르지 않고 당원과 대의원과 또 국민이 선출한 당 지도부의 권리를 함부로 위임하게 되면 뒤에 법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당 지도부 권한을 모두 넘기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 23일 친문계 윤건영 의원이 '혁신위에 전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성 발언인 셈이다.

서 최고위원은 "많은 것을 사법으로 해결하려는 윤석열 검사 정권 하에서는 더욱 그렇다"며 "윤건영 의원 의견은 한 정치인의 의견이기 때문에 그 의견 또한 또 하나의 참고 의견이 될 수 있겠지만 의견들을 들어서 구성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사무총장은 "지금 혁신위 만들겠다는 게 이재명의 민주당을 완성시키겠다, 이렇게 들릴 수도 있다"며 현 시점에서의 혁신위 구성 자체를 반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은 혁신위 만들어봐야 오히려 내부 분란만 더 커질 것 같다"면서 "지금 이재명 대표가 그렇게 전권을 주는 기구를 만들 리도 없고 자기 통제 아래 두려고 할 텐데 또 거기에 마땅한 사람을 지금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누가 하려고 그러겠느냐. 전권 줄 리도 없다"면서 "지금 괜히 이걸 당겨봐야 무슨 대의원제를 없애니 마니. 그러면 자칫하면 후보 시절에부터 그 얘기를 했다"면서 이 대표가 혁신위를 통해 대의원제를 폐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지금 어차피 가을 들어가면 정기국회고, 그때는 국정감사고 예산이고 의원들 각자 기량을 가지고 하는 거니까 대표가 별로 할 역할은 없다. 그때는 원내대표가 더 중요하다"며 "그러니까 정기국회가 끝날 무렵쯤에 돼서, '이대로 가서는 총선이 정말 어렵다' 이러면 그때 가서 비대위를 할 거냐 판단들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대표니까 그때까지는 기회를 주고 그때 (비대위나 혁신위 등을) 판단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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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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