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우려보다는 인상 폭이 작았다. 하지만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2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한국은행은 큰 부담을 안게 됐다.
22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오른 4.75~5.0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연준은 FOMC 후 낸 성명에서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두고 "일자리가 최근 수 개월 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는 반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은행 부실 위험이 번질 가능성도 낮게 봤다. 연준은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위기에) 탄력적"이라며 "다만 최근 사태로 인해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 조건이 더 엄격해지고, 이에 따라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그 영향 정도는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 같은 점을 근거로 "장기적으로 2% 수준에서 인플레이션을 관리"한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고 연준은 밝혔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시장 우려보다는 완화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초 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의 강력한 경제 회복세를 고려해 연준이 이번에는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책당국은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연준의 기준금리 하단이 4.75%로 올라가면서 3.25%에 머무른 한국과 최소 1.50%포인트의 격차가 나기 때문이다. 이는 2000년 5월~10월(1.50%포인트) 이후 22년여 만에 최대 격차다. 지난해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벌어진 후 한미 기준금리 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이로써 한국 내에서는 외화 자본 유출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자연히 압박을 받게 됐다. 한국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와중에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준과 기준금리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상황을 마냥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은 기준금리의 빠른 인상 압력을 더 크게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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