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물가가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물가 기준으로는 4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증가폭이 기록됐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연준 발 초고강도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불가피하게 됐다.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2%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달보다는 0.4% 올랐다.
이는 당초 다우존스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집계해 평균한 전망치(전년 동월 8.1%, 전월 0.3%)를 각각 0.1%포인트씩 넘어선 수치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0.1% 오른 물가가 이달 들어서는 0.4% 올라 물가 상승세가 오히려 더 가팔라졌다.
특히 이달 물가 상승세를 이끈 항목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라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상품의 변동치인 이달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6% 올랐다(전월 대비 0.6% 상승).
이는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급격하게 치솟자, 그만큼 미국의 수입품 물가는 하락하면서 소비 경쟁력이 강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연준이 각계의 우려를 무릅쓰고 기준금리 인상을 밀어붙였음에도 고공 행진하는 물가가 잡히지 않았다. 외려 한편으로는 이 같은 오름세가 연준의 초고강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 필요성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일단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최소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리라는 전망은 기정사실화됐다. 이 경우 사상 최초로 4연속 자이언트 스텝 조치라는 기록적인 결과가 나온다.
외려 시장 일각에서는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의 물가 오름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그만큼 미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는 큰 부담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CPI 발표에 따라 연준의 공격적 정책에 따른 '킹달러' 현상이 심화하면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도 미국의 행보에 발맞추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로 한정하면, 한국은행 역시 미국과 금리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은 막기 위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다시금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사상 최초로 5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2연속 빅스텝 조치가 된다.
이 경우 대출 차주 부담은 더 급격히 커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한은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를 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때마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이자는 3조3000억 원 증가한다. 차주 1인당 연평균 이자액은 16만4000원 증가한다.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면 전체 이자 부담액은 6조5000억 원 늘어난다. 차주 1인당 평균액은 32만7000원 늘어난다.
그마저도 연준의 공격적인 행보를 고려하면 기준금리 역전 격차가 더 커지는 것을 최소화하는데 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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