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바다가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 평균 기온은 작년이 관측 이래 5번째로 뜨거웠던 것으로 기록됐다. '뜨거운 지구'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대기과학의 발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전세계 해양 상층 2000m까지의 열함량를 분석했을 때 작년 해양은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열을 흡수했다. 이에 전 세계 해양 온도는 가장 뜨거워졌다. 열함량 기준 해양 온도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해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해양의 온도가 상승하면 극한 기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태풍의 강도가 강해지고 빈도도 증가한다. 이는 다시 공기 중 많은 습기를 발생시켜 비와 홍수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열 팽창으로 인해 해수면 높이도 상승해 해안도시에는 생존의 위험으로 다가온다.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바다가 뜨거워지고, 이는 다시 인류에게 기후재난 형태로 돌아오는 구조다.
연구진은 해양의 온도 상승과 그로 인한 밀도 변화 등으로 인해 해양 순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도가 뜨거운 해양 표층수와 차갑고 영양분이 풍부한 해양 심층부가 온도, 밀도 등의 차이로 서로 섞이지 않고 구분되는 '해양 성층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대기 중 온실가스를 흡수해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주던 해양 표층부가 바다 깊숙한 곳과 섞이지 못하게 되어, 결국엔 점점 더 적은 온실가스만을 흡수하게되어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미 펜실베니아대 마이클 만 교수는 영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해양 온난화로 인해 우리는 점점 더 극단적인 날씨를 맞이하고 있다"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양 온도 뿐만이 아니다. 전세계 평균 기온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앞서 발표됐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가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은 관측 이래 5번째로 뜨거운 해였다. 유럽대륙의 경우 작년 여름이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여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평균 기온은 산업혁명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2도 높았다. 국제사회는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보다 1.5도 상승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균 기온이 높은 해는 최근 8년 사이에 몰려있다. 1950년 이후 가장 뜨거웠던 때는 2016년이었으며 뒤 이어 2020년, 2019년, 2017년, 2022년 순이다. C3S는 "2015년~2022년이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8년"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 레딩대 한나 클로크 교수는 전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에 대해 "전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모든 지역에서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있어 우리의 사회, 경제, 자연 생태계가 평균 기온 상승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한편 신년 초 유럽 대륙 내 8개국은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1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을 기록하는 등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낸 영국은 올해가 작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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