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곳곳에서 평년과는 다른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유럽 곳곳은 역대급 더운 겨울을 맞이했다. 여러 스키장이 눈이 쌓이지 않아 운영을 중단했다. 인도 또한 작년 12월 평균 기온이 122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기록됐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어온 극심한 추위로 인해 최소 60여 명이 사망했다. 최근 나타난 이상기후를 두고 많은 기상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의 기상 패턴이 변하는" 증거라고 경고했다.
<AP> 통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스위스와 프랑스 등의 여러 스키장이 눈이 내리지 않아 운영을 중단했다. 스위스 기상청은 현재 온도는 "6월에 적합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도가 섭씨 20도까지 상승한 폴란드 남부의 경우 오는 8~9일 예정됐던 스키 대회를 취소했다. 벨기에 브뤼셀대학 빔 티에리 교수는 4일(현지 시각) <가디언>에 "이번 세기 말이 되면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는 행위가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전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 대륙 내 8개국이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1월을 보내고 있다. 독일, 폴란드, 헝가리 등은 지난달 역대급으로 가장 따뜻한 12월을 기록했으며 이번 달 초에도 섭씨 20도에 가까운 날씨를 경험하고 있다. 독일 기상청은 <로이터>에 1881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온화한 겨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럽의 역대급 더운 겨울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프랑스의 한 기후과학 연구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올해 초까지 높은 온도의 정점을 찍었지만 향후 2주 동안은 현재와 같은 기온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가 작년만큼 더운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여름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을 기록하는 등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낸 영국은 올해가 작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대륙의 인도에서도 122년 만에 가장 더운 12월 기록이 나왔다. 인도 일간 <힌두스탄 타임스>에 따르면 인도의 작년 12월 평균 기온은 섭씨 21.49도로 1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2020년부터 '40년 만의 최악 가뭄'을 겪고 있는 동아프리카에서는 유례없는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동아프리카에서는 작년 한 해 가뭄으로 인해 700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고 약 2000만 명이 극심한 기아를 겪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동아프리카 지역 내 가뭄이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반면 미국 동북부와 캐나다에는 '폭탄 사이클론'이라고 불리는 폭설과 한파의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북미 전역을 휩쓴 한파 폭풍으로 인해 최저 기온이 영하 39도까지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미국 곳곳에는 여전히 한파경보가 내려져 있다. 미국 기상청은 오대호 등 일부 지역이 한동안은 "폭설, 얼어붙은 비, 뇌우 등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하며 기상경보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외신 <뉴사이언티스트>가 전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극한 폭우가 시작됐다. 1849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고속도로가 폐쇄되고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연안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에게는 대피 명령이 떨어졌다. <AP> 통신은 "미국 서부에는 2주간 거친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상학자의 분석을 전했다.
지구 곳곳에서 관측되는 폭염과 한파를 기상학자들은 "역대급 규모"로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상학자 막시밀라노 헤라가 현재 기온 관측이 "유럽 기후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최근 관측되는 이상기후와 기후위기 간 명확한 과학적 관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과학자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 기류 변화 등이 종합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기상학자 제프 마스터스는 <AP> 통신에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 기상 패턴이 중단했다"라며 "어느 계절이든 이상기후 현상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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