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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 "尹대통령, 아직 정치인 아닌 검사로 보여"

"야당 상견례조차 안 하는 대통령이 어딨나…이재명, 측근 구속 도의적 책임져야"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첫 해 평가와 신년 국정운영 전망과 관련, 야당과의 협치를 당부하며 쓴소리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논란과 관련해서는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전 의원은 4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와 한 신년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 첫 해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고 "그 동안 행동해온 게 아직 '정치인 윤석열'이 아니고 '검사 윤석열'로 보였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야당 한번도 안 만난 대통령, 이런 대통령이 어디있나"

유 전 의원은 "우선 대통령의 제일 큰 기능은 국민을 통합시켜야 하는데 아직까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야당 인사하고는 한 번도 만난 일이 없지 않느냐"며 "가령 문재인 전 대통령도 당선되어서 처음에 청와대에 원내대표 등 5명과 상춘재에서 오찬을 하고, 당선되자마자 맨 처음에 야당 당사부터 찾아가지 않았느냐"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런데 지금 윤 대통령은 한 번도 야당 쪽 인사하고는 아마 상견례조차도 안 하지 않느냐"며 "이런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전날 여권 정치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이 지금 새해에도 '야당과 협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하는 발언이 전혀 없다"며 "개혁이 제대로 되려면 제도적인 뒷받침이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의회가 협조적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당과의 관계가 지금 상황처럼 돼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지적이다. (☞관련 기사 : 김종인 "尹, 신년사에 '야당 협조' 발언 전무…올해 더 어렵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6공화국 이래 최대 치적이 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개혁하려고 한다면 협치 없이 할 수가 없다. 그리고 3대 개혁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것을 전부 협치 없이 어떻게 하느냐"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문제가 드러나면 드러나는 대로, 아니면 만나서 머리를 맞대야 된다"고 고언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최근 북한 무인기 사태와 관련, 윤 대통령이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서도 "대통령은 어쨌든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북쪽에서 말뽄새를, 한 마디를 해도 참 듣기 고약스러운 말만 하니까 여기서도 그렇게 '말의 전쟁에서도 지면 안 되겠다'고 해서 강하게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건 정당 대변인은 몰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하는 것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쨌든 국민들에게 '이러다 잘못하면 전쟁 나는 거 아니냐' 하는 불안감을 줄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다만 윤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을 의제로 들고 나온 데 대해서는 일면 평가하며 "이번에 선거제도만 이렇게 (개혁을) 해서 6공화국의 고질적인 35년의 지겨운 정치 전쟁을 (끝낸다고) 한다면 다른 것은 좀 못해도 아마 6공화국 최대의 업적을 남기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응원의 뜻을 밝혔다.

그는 "선거 제도 개혁은 노무현의 꿈"이라며 "노무현의 꿈이 이번에 이루어지려나 하는 어떤 설렘 같은 것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지면 다당제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언급하며 "유승민 전 대표나 이준석 전 대표나 이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윤석열 당하고 함께 가겠느냐", "민주당 쪽도 수박이니 개딸이니 서로 싸움박질 그만들 하고 따로따로 살림 차려야 한다. 선거제도가 바뀌면 정치 생태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재명, 측근 구속에 도의적 책임…대표직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여야 정당 상황에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3.8 전당대회를 앞둔 여당 상황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서 누기 되나 저는 별로 관심이 없다. 1년 후에 총선인데 표 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친정인 민주당에 대해서는 더 박한 전망이 나왔다. 그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두고봐야 한다"며 "결국 사법 리스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봐야 하고, 민주당 의원들도 다들 지금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지금 측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구속됐지 않느냐"며 "비록 이 대표는 결백하더라도 도의적 책임은 져야 될 거라고 저는 본다"고 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정무조정실장 등 측근들의 비리 혐의가 인정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도의적 책임, 정치적 책임은 져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대표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라고까지 했다.

그는 "성남FC 가지고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을 (박탈)하려고 하는 건 국민들이 쉽게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장동이나 변호사비 대납 같은 데에서 (역시) 그렇게 유능하다는 검사들이 지금 달라붙어서 언제까지 수사를 몇 년 더 하려고 하는 건지, 아직까지는 확실한 뭐가 나온 게 없지 않느냐"고 하면서도 "정치생명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측근이라고 하는, 또 이 대표가 '결백을 믿는다'고 한 그 사람들이 비리 혐의가 인정된다고 하면 적어도 이 대표는 도의적 책임은 져야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그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민주당 신년인사회에서 '교토삼굴'을 인용한 것이 '이재명 대안론'으로 해석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닥치기 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그런 와중에 뭔 준비가 되겠느냐"며 "닥치면 또 정당은 다 길을 찾게 돼있다"고 했다.

▲유인태 전 국회의원(자료사진).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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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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