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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재명 만난 자리에서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 절대 후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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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재명 만난 자리에서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 절대 후퇴 안 돼"

李, 봉하 참배 이어 이틀째 '통합' 방점…당내 거리두기 시선도

새해 '통합 행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등 두 사람은 현 정부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2일 정오 경상남도 양산시 평산마을 내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약 1시간 30분간 문 전 대통령 부부와 오찬을 겸한 환담을 나눴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은 넉 달여 만으로, 이 대표는 당 대표로 선출된 뒤인 지난해 9월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사저를 찾은 민주당 지도부에게 "새해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라"고 한 데 이어 "우리 민주당이 잘해서 국민들께 희망을 주는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건넸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요즘 민생 경제가 참 어려운데 이 대표를 중심으로 우리 민주당이 민생 경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이태원 참사와 관련 "진정한 치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연말 연하장을 통해 "치유되지 않은 이태원 참사의 아픔과 책임지지 않는 못난 모습들이 마음까지 춥게 한다"는 내용의 연하장을 지인들에게 돌린 바 있다.

아울러 "(올해가) 정전협정 70주년 되는 해인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안보 불안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평화를 실현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도 했다.

안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현안 문제에 대해 많은 공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검찰이 이 대표뿐 아니라 전 정부를 향해서도 광범하게 수사를 전개하는 것과 관련해선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새해 들어 '당 내 통합'에 방점을 찍고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아름다운봉하 이사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사면 후 비(非)이재명계 구심점 역할론이 나오고 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난 바 있다.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묘역 방문, 김 전 지사와의 만남에 이어 문 전 대통령과의 공감대 형성으로 당의 결집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당 내에는 여전히 이 대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있다. 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전날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토끼는 민첩하고 영민한 동물이다. 굴을 3개 판다고 해서 교토삼굴(狡兎三窟. 꾀 많은 토끼는 위기에 대비해 평소 굴을 세 개 파놓는다)이라는 말도 있다"며 "우리도 영민한 토끼를 닮아서 플랜2, 플랜3 이렇게 대안을 많이 마련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가는 가운데 '이재명 대안론'을 간접 언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2일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비해 높지 않은 이유가 이재명 사법리스크 때문이냐'는 질문에 "일단 민주당에 대해 국민들이 반사적인 신뢰든 객관적인 신뢰든, 신뢰를 못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냉정히 따지면, 대선 기준으로 당시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최종 득표율과 현재 지지율을 보면 이재명 후보가 더 많이 까먹었다"라며 "야당이 지금은 민심과 함께 비상해야 할 시기인데, 이 지지율도 사실 상대적으로 더 확보하지 못한 것은 국민과의 신뢰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지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신년사에 대해 맹비판을 내놨다. 이 대표는 평산마을 방문 직전인 이날 오전 부산시당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대통령 신년사에서도 (이태원 참사) 사과나 진상규명 의지는 자취를 감췄다. '참사 지우기'가 이 정권의 진심인가"라며 "유족의 눈물과 호소에 정치가 진심을 다해 응답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해 "그동안 정부의 방패막이를 자처한 여당의 몽니 때문에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했다"며 "지체된 시간만큼 국정조사 기간 연장이 당연하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 혼자 다른 하늘 아래 있는 것인지, 공허하기 짝이 없는 신년사로 국민을 두 번 우롱하고 있다"며 "오만과 독선, 불통과 아집의 국정운영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복합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국민적 합의부터 이끌어내야 할 중요한 3대 개혁을 제목만 나열하면서 '통합'과 '협치'가 아닌 '법치'만 강조한 것도 대단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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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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