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일부 위원 분들이야말로 '정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허공에 떠있는 진실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진상의 흔적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닙니까?" -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기관증인 및 여당 측 일부 위원들의 태도를 규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진행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1차 기관보고가 "증인들의 황당한 변명, 책임전가" 혹은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동승 문제를 둘러싼 정쟁"으로 점철됐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특히 지난 27일 기관보고 현장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닥터카' 동승 문제만을 집중 제기한 여당 측 일부 위원들의 태도가 국조특위를 "진상규명이 아닌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민의힘 측 일부 위원들은 모든 질의의 처음과 끝에서 신현영 의원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라며 "정쟁을 하지 않겠다던 여야의 합의는 어디 갔는가, 진실규명이란 목적은 사라지고 (국조특위는) 방향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탑승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지만, 해당 문제에 대한 논의가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와 관련해 검증할 본질적이거나 핵심적인 안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27일 진행된 국조특위의 1차 기관보고 현장에선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동승 문제에 대한 여당 위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지면서 마치 '신현영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회견에 참여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국민의힘 측 위원들은 실제로 1차 기관보고 현장에서 주어진 28번의 질의 기회 중 11번의 질의에서 신 의원과 닥터카 동승 문제를 지적했다. "전체 질의의 40%를 신 의원 지적에 할애한 셈"이다. 시간으로 따지면 총 126분의 질의 시간 동안 약 32% 비율에 해당하는 40분가량을 해당 안건에 소비했다.
이에 대해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신현영 의원에 대한 질문은 할 수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모든 국민의힘 위원들이 돌아가며 질문할 정도로 그것이 중요한 안건이었나, 유족들은 그로인한 시간 허비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1차 기관보고에 출석한 "기관증인들의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종철 대표는 "재난안전관리의 1차 책임자 이상민 장관은 자신이 '골든타임 이후 보고를 받았으므로' 희생자들의 죽음과 아무 상관 없다는 듯이 발언했다"라며 "(이 장관이 '골든타임 이후'라고 언급한) 그 당시에도 사경을 헤매는 피해자들이 있었는데, 행안부 장관으로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 되물었다.
앞서 지난 1차 기관보고 당시 이 장관은 "대통령은 48분, 행안부 장관은 65분, 국무총리는 87분 만에 (참사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그 시간은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시각이었다", "제가 놀고 있었겠나?"라는 등의 답변을 남기며 태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날 회견에 동참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에 "지난 1차 기관보고 당시, 국가재난컨트롤타워라 불리는 대통령실부터 경찰·소방 당국 등 어느 곳 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었다"라며 "결국 국가의 재난대응컨트롤타워 자체가 부재했다는 것만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유족들은 "(1차 기관보고에선) 납득이 어려운 것을 넘어 용납이 어려운 질의와 답변에 유가족들이 또 한 번 가슴에 대못을 박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라며 "2차 기관보고에서는 용산구, 대검찰청, 소방 등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용산구가 핼러윈데이 인파 밀집과 관련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 △유족들에 대한 대검찰청의 '마약 부검' 요청에 조직적 판단은 없었는지 △참사 발생 이후 소방 관련 기관들의 지휘·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2차 기관보고의 주요 점검 사항으로 제시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