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 추모 공간이 재단장에 들어간다. 참사 유가족은 "모두를 위한 기억과 애도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재단장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참사 유족들은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에 추모공간 마련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23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모공간 재단장 계획을 발표했다. 21, 22일에 이태원역 1번 출구 근방 추모물품을 정리한데 이어 23일에는 참사 현장인 골목 가벽에 붙어있는 포스트잇 일부를 보존을 위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추모물품 정리는 참사 유족들과 인근 상인,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진행했다.
아직 별도의 실내 추모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추모 물품들은 유가족협의회를 지원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 임시로 보관할 예정이다. 보존이 불가능 한 꽃들은 다음주 중 조계종의 도움을 받아 소각 및 제사 후 치악산 인근 절에서 수목장 형식으로 처리될 예정이다. 일부 포스트잇은 참사 현장 골목 가벽에 계속 남겨진다.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부대표는 "이태원 주민 분들 포함한 추모의 목소리를 남겨주신 시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추모공간을 지켜준 시민자율봉사위에도 "지켜주신 문구 하나하나 잊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이 부대표는 재단장 계획에 대해 "유가족협의회는 상인, 시민단체와 함께 모두가 희생자 기억할 수 있는 공간, 아픈 기억이 아닌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만들려고 한다"라며 "희생자들이 사랑했던 이태원 거리가 앞으로도 더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이태원 공간을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추모물품 관리를 위해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했던 시민자율봉사위에 따르면 15만여 명의 시민이 추모현장을 찾았고, 꽃 2만5000송이, 1만장 이상의 편지가 추모현장에 남겨졌었다.
이번 재단장 계획은 이태원 상인들로 구성된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됐다. 연합회 이동희 회장은 "이태원 참사 애도하는 마음 담아 재단장을 통해 애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한다"라며 "유족들은 애도와 기억의 공간으로 남을 수 있도록, 목격자이자 생존자이자 구조자인 상인들은 희망을 품고 마음 모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관광특구 연합회는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애도와 기억의 공간'으로 만들기로 협의하고, 이태원역 인근 주민 및 상인들을 위한 심리지원 생계지원 대책 마련을 함께 촉구하기로 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가 추모공간 3곳을 제안했으나 유가족 측은 참사 현장과는 거리가 멀고, 추모공간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공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가족협의회는 대책 마련을 정부와 서울시, 용산구청 등에 재차 요구한 상황이다. 유가족협의회는 "이태원역 1번 출구를 희생자들을 온전히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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