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이 윤핵관과 '김장연대'에 대해 잇달아 견제구를 던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핵관은 권력에 기생하는 사람들"이라며 김기현·권성동 의원 등 친윤 주자와 윤핵관들을 한데묶어 비판했다. 범친윤계 윤상현 의원도 이른바 '김장연대'에 대해 "얼마나 못 나면 연대를 하나. 자강론이 중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맞은 편에 선 김 의원은 장 의원을 치켜세우는 방식으로 오히려 '김장연대'를 과시했다.
유 전 의원은 2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권성동 의원을 겨냥해 "민심 여론조사를 보시면 제가 갈수록 올라가고 있고 압도적으로 1위다. 나머지 윤핵관이라는 그 분들은 정말 낮은 수준"이라며 "왜 윤핵관 대표들이 민심의 지지를 못 받느냐. 국민들이 싫어하니까다. 국민들이 그 사람들을 독립적으로 보겠나? 그냥 권력에 기생하는 사람들로 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들이 윤핵관을 싫어하는 바탕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심정이 있나'라는 질문에 유 전 의원은 "꼭 그런 건 아니다"라며 "국민들께서는 국회의원이나 정치인이 정말 양심껏 소신껏 자기의 정치를 해주기를 바라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예컨대 '바이든 날리면' 사건이 일어났으면 '잘못한 건 잘못했다. 솔직하게 인정하자' 시시비비를 가리는 정치인을 원하지, 자기편은 무조건 감싸고 상대방은 무조건 비난하고, 정권을 잡으면 무조건 과거 정권을 탓하고, 야당이 되면 여당 때 한 것과 180도 다른 이야기하고 이런 정치를 굉장히 혐오한다"고 부연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정치인들한테 국민들께서 바라는 게 소신을 갖고, 대통령만 쳐다보지 말고 국민들 쳐다보고 정치를 해라 바라는 거 아니겠나"라며 "그런데 지금 (차기 당 대표 뽑는데) 민심을 그냥 빵(0%)으로 만들어놨으니까 국민들께서 좋아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옛날에 진박 감별사들, 그보다 좀 더 심한 사람들 아닌가"라고 그는 덧붙였다.
'윤핵관'에 속하는 김 의원과 권 의원이 모두 출마를 선언한 데 데 대해서도 유 전 의원은 "자기들끼리도 또 싸움이 있을 것"이라며 "결국 정리될 거다. 대통령께서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윤핵관'으로 대표되는 당 주류가 진행 중인 '당원 투표 100%, 결선투표제' 당 대표 선출 룰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저보고 '나오지 말라. 유승민 안 된다. 나와도 막겠다' 이 메시지임은 분명한데 그건 오히려 제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거"라고 밝혔다. 당 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그는 "확고하게 결심이 선 건 아니다"라면서도 "많은 의견을 듣고 있는데 출마를 권하시는 분들이 많다. 전당대회가 3월끔 있다니까 너무 늦지 않게 결심하겠다"고 했다.
'당 대표가 안 되면 2024년 공천장 받을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유 전 의원은 "안 된다고 봐야 될 거다. 저뿐만 아니라 당내에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세력, 정치인은 공천 받기 힘들다고 봐야될 거"라며 "지금 '당원 투표 100%에 반대하는 사람은 100% 공천 탈락'이라는 흉흉한 소리까지 돈다"고 답했다.
윤상현 "'김장연대', 윤심 아냐…얼마나 못 났으면 연대하나"
또다른 당권 주자 윤상현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장연대'에 견제구를 날렸다. '김장연대에 윤심이 반영됐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윤 의원은 "장 의원의 그런(김 의원과의 연대) 발언은 전혀 윤심이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윤심하고는 상관이 없다는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개적으로 해서(윤심을 밝혀서) 당이 분열되는 것을 대통령이 바라겠나"라며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원팀으로 가는 거다. 장 의원의 발언을 통해 당이 분열적인 상황으로 가지 않나. 대통령이 그걸 바라겠나"라고 말했다.
'김장연대' 자체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당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뭔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고 총선 승리다. 총선 승리를 할 수 있는 전략적 마인드가 있고 당을 화합시키고 대통령을 정무적으로 보완하고 이런 게 중요하다"며 "무슨 연대를 해서 누구하고 누구, 얼마나 못났으면 연대를 하나. 자강론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김장연대'가 혼자 이길 수 없다는 고백?…큰 정당에서는 혼자 정치 못해"
당내 견제에는 아랑곳없이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장연대가 이뤄지고 있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요즘 김장철 아닌가"라며 "뭐든지 제철이 있다. 요즘은 김장철이니까 김장을 잘 담그는 것이 중요한 과제 아니겠나"라고 했다.
윤 의원보다 앞서 '김장연대는 혼자 이길 수 없는 고백'이라는 주장을 꺼내든 안철수 의원에 대해 김 의원은 "사람이 살아온 환경이 굉장히 중요하다. 조그마한 정당, 미니 정당, 혼자서 대표하면서 끌어왔을 때의 경험과 커다란 정당, 집권 여당에서의 역할, 이 두 개를 접목시키는 데는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이어 "당을 독선적으로 독불장군처럼 운영하면 안 되는 것이 거대 정당의 속성인데 혼자 모든 걸 결정하고 혼자 계속 대표를 하고 혼자 모든 방향을 수정해 나간다 그러면 당이 깨지는 것 아니겠나"라며 "'내가 잘 났으니까 나 혼자 할 거야'라는 방식은 미니 정당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큰 정당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일 것"이라고 재차 안 의원을 비판했다.
다른 한편 김 의원은 장 의원을 치켜세우는 방식으로 '김장연대'를 오히려 과시했다. 김 의원은 "우리 장제원 의원이 가진 역량이 굉장히 출중하다"며 "저는 10년 이상의 세월 동안 같이 정치활동을 해왔는데 정무적 감각은 굉장히 빠르다. 판단에 있어서 거의 실수가 없을 만큼 아주 정확하게 잘 판단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 의원이 갖고 있는 많은 장점들 앞으로 더 크게 활용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아마 그런 면에서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장 의원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계속 큰 일하도록 해 드려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장연대'를 넘어 윤핵관 전체를 비판하고 있는 유 전 의원을 겨냥해 김 의원은 "우리가 윤 대통령을 당선시켰는데 그래 놓고 대척점에 서면, 개인 의견은 그럴 수 있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 대표 의견은 그래서는 안 된다"며 "당 대표 하시는 분이 대통령하고 계속 대립각을 세우는 바람에 지난 몇 달 동안 엄청난 고통을 우리가 겪었지 않나"라고 말해 이준석 전 대표 당시 국민의힘이 겪은 내홍을 꺼내들었다.
그는 이어 "당연히 윤 대통령님께서 갖고 있는 생각을 우리가 존중하면서 새로 다른 의견이 있으면 치열하게 내부 토론을 하고 그 다음에 합일점을 만들어 한목소리로 나가야 된다.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다고 언론에 대놓고 계속 떠들어대기 시작하면 그게 콩가루 집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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