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오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데 대해, 한국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이번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 "도발행위"로 규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우리 군은 오늘 오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착했다"며 "국가안보실은 관련 사항을 즉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정부는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해 합참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NSC 상임위 참석자들은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임을 규탄하고, 이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NSC는 특히 "이번 도발이 북한의 전술핵 선제 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정책 법제화 발표'(9.8.)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임에 주목한다"며 이에 대해 "미국 및 우방국들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NSC는 이와 함께 "(미 해군 7함대의)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과 함께 이달 26~29일간 실시되는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통해 북한의 어떠한 형태의 미사일 도발도 무력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연합방위 능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천명했다.
이날 NSC 상임위에는 김 실장 외에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국가안보실 1차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제2차장 등이 참석했다.
북한은 앞서 이날 오전 6시 53분께 평안북도 태천군 일원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군은 발사 직후 감시·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미사일의 사거리·고도·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사가 이뤄진 평북 태천은 내륙 지역이다. 태천은 북한이 80년대에 원자로를 건설하려다 중단한 곳으로 알려졌었으나, 지난 2013년 통일부는 이곳에 200메가와트급 핵발전소가 위치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태천은 북한 핵시설의 대명사인 '영변(녕변)'과도 맞닿아 있다. 영변군 바로 북서쪽이 태천군이다. 때문에 지난 2019년 북미 간 비핵화 논의 당시 이른바 '영변 +α(플러스 알파)'에 포함될 핵시설 리스트 후보군으로 강선·박천 등과 함께 태천 원자로가 거론되기도 했다.
미사일 발사 지점이 태천군인 것은, 한국 NSC가 "핵무력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임에 주목한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시선을 끈다.
그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지점을 보면, 자강도 무평리(올해 1.30.) 등 내륙지방에서 발사한 경우나, 서해에 가까운 의주 일대에서 반대편 동해상으로 쏘는 등의 경우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는 평남 숙천군(3.20), 온천군(8.17) 등 서해안 지역에서 서해상으로 쏘거나, 동해안인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1.27, 4.16), 또는 신포 지역 해안에서 SLBM 시험발사를 하는 등의 경우가 많았다. 평양 순안공항 일대 (2.27, 3.5, 3.16, 3.24, 5.4, 5.12, 5.25)에서의 발사도 많았고, 이는 지휘부인 평양과 가깝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 수뇌부의 의지를 강조하는 제스처로 해석되기도 했다.
발사 시기는 지난 23일 미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의 부산항 입항 직후로, 미 항모전단의 한반도 입항과 이후 예정된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대한 반발성 시위라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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