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방사포를 시험 발사한 날 영화 관람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의구심을 가질 것까지는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3일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방사포가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면 그에 따라 조치를 하고, 어제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했다.
전날 북한은 오전 8시 7분부터 11시 3분까지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 가량을 쐈으며,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은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김태효 1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다만 합동참모본부는 방사포 항적을 포착한 후 10시간 가량 지난 이후 관련 사실을 공지했으며, 대통령실은 합참 발표 뒤인 11시를 넘겨 안보상황점검회의 소집 사실을 언론에 알려 뒷말을 낳았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가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 '브로커'를 관람한 후 영화제 수상자들을 용산 청사로 초청해 만찬을 가진 일정을 고려해 방사포 관련 발표 시기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대통령실은 "사거리가 짧고 고도가 낮은 재래식 방사포의 경우 관련 사실을 수시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오늘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안보실에서 기민하게 대응했으나 즉각 발표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시행령 통제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대해선 "위헌 소지가 좀 많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대해선 "어떤 법안인지 한번 봐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시행령 내용이 법률 취지에 반한다면 법률을 구체화한다거나 개정해서 시행령을 무효화할 수 있다"며 "그런 방식이면 모르지만, 시행령은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고, 시행령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헌법에 정해진 절차와 방식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대통령령 등 시행령이 법률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되면 수정이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회에서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5년간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는커녕 우리 국회를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시켰다"며 "그런데 야당이 되자마자 행정부를 통제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예산 편성권을 국회가 가져오겠다는 것만큼이나 반헌법적이고 3권분립의 정신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라며 "거대 의석으로 사사건건 새 정부 발목을 잡겠다는 다수당의 폭거"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을 만나는 일정에 대해 "작년부터 찾아뵙겠다고 했다가 시간이 안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김 전 대표의 공개 활동 개시로 보는 데 대해선 "그렇게 매사를 어렵게 해석하느냐"며 웃어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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