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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조응천 철도법 개정안은 철도 민영화 포석"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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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조응천 철도법 개정안은 철도 민영화 포석" 항의

"철도 시설 유지보수 주 목표는 안전…안전 담보하려면 책임 명확히 해야"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철도민영화를 촉진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며 8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철도노조는 조 의원이 발의를 준비 중인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이하 기본법) 개정안을 "철도 쪼개기"로 규정하고 "철도를 쪼개 민영화하려는 세력이 모든 역량을 모아 공세를 준비하는 상황"으로 현 상황을 진단했다.

해당 개정안은 기본법 제38조 '시설유지보수 시행업무는 철도공사에 위탁한다'는 단서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4년 철도산업 구조개혁 이후 현재 철도 시설은 국가(한국철도시설공단)가, 철도 운영은 국가 외의 운영사(한국철도공사)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철도공사는 기본법 38조를 근거로 철도시설의 유지보수도 담당하고 있다. 시설 설비 주체(한국철도시설공단)와 유지보수 주체(한국철도공사)가 다른 셈이다. 당초 "철도는 선로뿐 아니라 신호, 차량, 역 등이 연계된 네트워크 산업이므로 철도 운영 주체가 유지보수까지 도맡는 것이 안전과 효율성 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따라서 기본법 38조를 삭제한다면, 결국 앞으로 철도 유지보수 담당자에 복수의 사업자가 등장하는 길이 열린다.

철도노조가 해당 개정안을 철도 민영화의 포석으로 보는 이유다.

실제 조 의원도 개정안 발의의 이유로 복수 사업자 등장을 들고 있다.

조 의원은 "2016년 말 수도권 고속철도(SRT) 개통으로 새로운 고속철도 운송사업자인 SR이 운영되고 있고, 향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하는 경우 더 많은 철도운송사업자 등장이 예상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변화를 고려할 때 "현행법 입법 취지를 따르면 철도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가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관련 법 규정은 한국철도공사만이 철도시설유지보수를 하도록 규정해 변화하는 철도 환경과 현실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 의원은 "기존의 한국철도공사 철도시설 유지보수에 더해 추가적인 정책적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38조 삭제 취지를 밝혔다.

철도노조는 그러나 철도 유지보수 책임자로 한국철도공사를 명징한 기존 입법 취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안전과 효율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응천 의원의 주장에 철도노동자도 동의"하지만 "안전과 효율성을 추구하려면 운영과 시설 유지보수 업무의 일원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철도산업의 특성상 긴밀한 소통구조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유지보수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 아니라 시설유지보수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는 아울러 (한국철도공사가 유지보수를 담당한다는 명문화를 통해) "책임을 명확히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철도 유지보수사업은 수익사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또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보수를 위한 업체간 경쟁이 일어날 경우 자연히 수익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철도 운행상의 안전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철도노조는 "제38조 단서조항이 기본법에 들어간 취지"가 바로 철도의 안전한 운행을 담보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며 관련 단서조항을 삭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조응천 의원이 이 같은 개정안 발의를 준비한 이유로 조 의원의 지역구인 남양주를 지나는 진접선의 특성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해당 문제는 다른 차원으로 해소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는 "조 의원은 순수한 의도를 가졌을 것으로 믿는다"며 "조 의원이 파악했듯 진접선은 운행과 관제는 서울교통공사가, 역무는 남양주도시공사가, 시설유지보수는 철도공사가 각각 쪼개 수행해,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든 3중 운영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철도노조는 그러나 "진접선 문제는 서울교통공사가 (철도공사로부터) 유지보수사업을 가져가면 간단히 풀린다"며 "모든 열차가 서울교통공사 열차인데다, 노선 끝에는 서울교통공사의 진접차량기지까지 건설 중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노선 기능을 바탕으로 진접선 유지보수는 서울교통공사가 담당하도록 특별 위탁만 하면 되는데, 이를 굳이 기본법 38조 삭제로 해소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철도노조는 이 같은 개정 취지의 배경에 진접선 역무를 담당하는 남양주도시공사가 유지보수까지 담당하게 해 역할을 키우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남양주도시공사가 진접선 유지보수에 나설 경우 "실제 철도를 운영하지 않는 기관"이 유지보수를 맡음에 따라 "철도 운영과의 긴밀한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워져 "유지보수 성과를 확인할 수 없다"고 철도노조는 지적했다.

이처럼 기본법 38조를 삭제한다면 "철도 유지보수 책임이 불분명"해져 "철도 안전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며 철도노조는 조 의원의 기본법 개정안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모두를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따라서 "해당 개정안 폐기를 정중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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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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