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9급 행정요원 채용 논란'과 관련한 장제원 의원 등 당내 비판 목소리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장제원 의원의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당 소속 국회의원이 대표 직무대행 및 원내대표에게 이런저런 쓴소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 의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앞으로도 당내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인이자 강릉시 선관위원인 우모 씨의 아들이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행정요원으로 채용됐다는 논란에 대해 "내가 추천했다"며 자신이 장 의원에게 '압력'을 행사했고 7급으로 채용해 달라고 했지만 9급으로 됐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권 원내대표는 행정요원 우 씨가 9급으로 임용된 데 대해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고 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사회수석실에 임용된 우 씨와 관련, 저는 권 대표로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며 "권성동 대행께 부탁드린다. 말씀이 무척 거칠다.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강릉 촌놈이 서울에서 어떻게 사느냐' 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관련기사 : 장제원, 권성동 직격 "채용 청탁 압력? 말씀이 무척 거칠다…삼가야")
행정요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권 원내대표를 겨냥한 이들은 장 의원 외에도 더 있었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 참석해 권 원내대표 면전에서 "많은 국민이 윤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는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울 거란 믿음이 있어서였다"며 "저는 '대선 기간 부족한 점을 채우겠다. 잘못한 점 고치겠다'며 윤석열 정부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지만, 우리는 우리를 향한 비판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전 정권을 탓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서 "인사 논란이 있을 때 '당당하다. 정당한 절차였다. 문제없지 않냐"고 이야기하는데 국민들은 법적 절차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국민 감정법이 따로 있다"며 "그렇게 봤을 때 '대통령하고도 오래 전에 사업한 분의 아들이, '핵관(핵심관계자)' 중 핵관이라고 불리는 권 대표의 추천을 받아 캠프부터 일을 했고 대통령실에서 근무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눈에 색안경을 끼고 보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서 (권 원내대표가) 저렇게 발끈하고 반박할 게 아니라 오히려 '누를 끼쳐 죄송하다. 살펴보겠다.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좀 낮은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래서(9급밖에 못 해줘서) 미안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노량진 고시촌에서 공시(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냐"라고 했다.
대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 지지 입장을 밝혔던 신평 변호사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권 의원은 대선 승리에 크나큰 공헌을 했으나 자신의 공이 전체의 결과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지 냉정히 바라보는 지혜를 발휘해줬으면 한다. 그러지 않으면 쓸데없는 욕심에 빠져 신기루 같은 허상을 보게 된다. 허상을 좇는 자는 결국 패망한다"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권 의원은 실수가 너무 잦다. 결함투성이 검수완박 법안에 덜컥 합의를 해준 것은 차치하더라도, 지역구인 강릉 출신 청년의 대통령실 9급 채용과 관련해 그가 내뱉은 말들은 거의 재앙 수준"이라며 "그는 앞으로도 틀림없이 이런 실수를 계속 남발할 것으로 본다. 원내대표를 맡은 것으로 만족하고 하루 빨리 당 대표직에 (대해) 마음을 비우는 것이 그가 속한 당과 윤 대통령, 그리고 지금 위기의 상황에 놓인 한국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조금 전 여야 원내대표가 회동을 가졌다"며 "상임위원장 배분에 관해서는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20일과 21일 본회의를 열어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25일부터 3일간 대정부 질문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일단 국회는 문 열고 출발한다"며 "그 사이에 상임위원장 배분에 대한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 달 넘게 끌어온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는 시한인 제헌절을 넘겼지만 아직도 협상 타결이 안 됐다는 얘기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21일까지 마무리하도록 적극 협조한다"고 합의했다.
양당은 또 20일 본회의에서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특위를 통해 △유류세 인하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부동산 관련 제도 개선 △직장인 식대부분 비과세 확대 △안전운임제 지속 △대중교통비 환급 △기타 여야 간사가 합의한 경제 현안 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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