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장제원 의원이 대통령실 행정요원 채용 청탁 논란과 관련해 인사 당사자로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장 의원은 해명 과정에서 해당 인사를 추천했다고 밝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 '말씀이 거칠다', '삼가야 한다', '엄중한 책임을 잊지 말라'고 비판적인 언급을 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윤핵관 브라더스' 불화 논란을 오찬 회동으로 진화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장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대통령실 인사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 당시 인사책임자였던 제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사회수석실에 임용된 우모 씨와 관련, 저는 권 대표로 부터 어떤 압력도 받은 적이 없다. 추천을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실 초기 인사를 했을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으로서 인사 작업을 도맡았다.
장 의원은 "대통령실을 1달 남짓 만에 새로 꾸려야 하는 당선인 비서실장 입장에서는 국민캠프(윤석열 대선캠프) 행정실, 당 사무처,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인수위 행정실, 그리고 인서혁신처로 부터 다양한 추천을 받아 인선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며 "저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첨부된 자료들을 누구의 추천인지는 알 수 없도록 해서 인사팀에 넘겼고, 인사팀에서 대상자의 세평, 능력, 선거 공헌도, 이력 등을 고려해 직급을 부여하고 발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많은 분들의 추천을 통해 대통령실이 꾸려졌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저는 당선인 비서실장으로서 추천자의 지위 고하에 전혀 개의치 않았고, 저희 인사팀 또한 저를 믿고 소신껏 일했을 거라 확신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장 의원의 글에서 더 눈길을 끈 부분은 이같은 인사 논란 관련 해명보다, 피차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권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이었다.
장 의원은 "권성동 대행께 부탁드린다"며 "말씀이 무척 거칠다. 아무리 해명이 옳다고 하더라도 '압력을 넣었다', '최저임금 받고 강릉 촌놈이 서울에서 어떻게 사느냐' 등의 거친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국민들은 말의 내용 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며 "권 대행은 이제 집권 여당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 의원은 또 "권 대표가' 7급을 부탁했으나 9급이 되었다'(고 전날 말했다)는 것도 저는 기억에 없으며, 우 씨 역시 업무 능력과 이력, 선거 공헌도 등을 고려해 직급을 부여받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가 '윤핵관 간의 권력다툼'이라는 해석까지 나온 불화설을 진화하기 위해 공개 오찬 회동을 한 지 3일 만에 이례적으로 권 원내대표에 대한 공개 비판에 나선 것은 악화하는 여론 환경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8일자 조간신문 중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지를 비롯해 한겨레·경향·한국·서울·국민일보 등 8개 신문사는 일제히 권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과 대통령실 인사 논란을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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