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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택용 "부산 민주당, 진정한 성찰과 함께 정치 형태 바꾸는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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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택용 "부산 민주당, 진정한 성찰과 함께 정치 형태 바꾸는게 중요"

[스팟 인터뷰] 최택용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대승 후 총선, 부산시장 보궐선거, 대선 그리고 2022년 지방선거까지 선거마다 패배를 이어오고 있다.

물론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퇴가 부산 민주당에겐 시민들의 신뢰를 잃게된 계기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허나 실제로는 민주당이 변화를 이끌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부분이 더 큰 반감을 가지게했다는 의견도 많다.

현재 민주당은 연이은 선거 패배 후 변곡점을 찾기 위해 차기 당대표 선출 등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나 이같은 반감의 기류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부산은 실망한 당원들도 아직 마음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많기도 하다.

<프레시안>은 부산의 원외지역위원장 중 그동안 당의 변화와 쇄신에 대해 쓴소리를 보냈던 최택용 기장군위원장을 만나 현재의 변화를 계기로 민주당이 나아갈 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최택용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

▲ 최택용 더불어민주당 부산 기장군 지역위원장.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지방선거 후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국 지역위원장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데 잘 마무리되어가고 있는가?

최택용 : 잘 마무리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고 예상된다. 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이어 패배했다. 

지방선거 직후 지역위원장 공모가 이루어졌다. 좋은 분들도 공모에 많이 응했지만 혼란스러운 당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분들도 있고 전국의 지방선거 낙선자들과 낙천자분들까지 지역위원장 공모에 가세했다. 한정된 인원의 조강특위 위원들과 부서 당직자들이 격무를 감당한다고 고생이 많은 거 같다.

앞으로 '지역위원장 당원 직선제'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여론조사 등을 통한 컷오프 과정은 필요하다. 이제 '지역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당헌당규로 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은 지역위원장 경선하는 지역과 단수로 선정하는 지역의 구별 기준이 모호하다. 지역위원장 선정에 앞서 당직자들이 실사를 하는데 당직자들도 사람에 대한 선호가 있을 수 있고 편견이 있을 수 있다. 지역 당원들을 만난다고 하지만 '평균적인 당원들이 공정하게 당첨되어 만난다'는 보장도 없다. 왜 당직자 몇 사람이 선출직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나? 차라리 돈이 좀 들더라도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해서 반영하는 것이 맞다.

지금은 정치꾼이 기획하면 멀쩡한 지역위원회를 문제 지역위원회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고작 몇십명이 담합하면 몇천명 당원을 대표하는 것처럼 분란을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제 '지역위원장 당원 직선' 룰을 미리 정해 놓고 다수 권리 당원들이 지역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 지금은 지역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경선하는 경우가 별로 없으니 경선하는 지역위원장이 오히려 무능해 보인다. 대부분 지역을 경선하면 그런 문제도 안 생긴다.

프레시안 : 2018년 지방선거 승리 후 총선, 보궐선거, 지방선거까지 부산 민주당이 선거 패배까지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당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지난 대선의 부울경 결과를 함께 분석하면 민심이 보인다. 울산이 5년 전 문재인 대통령 득표율이 38.1%였는데, 이번에는 40.8% 받았다. 2.7% 올랐다. 경남 같은 경우에는 5년 전 36.7%였는데 이번에 37.4% 받았다. 0.7% 상승했다.

그런데 부산은 5년 전에 38.7% 득표했었는데 이번에 38.2%이다. 부산만 내려갔다. 부울경에서 부산만 대선 민주당 득표율이 0.5% 떨어진 것도 특이하지만 부산이 울산보다 2.6% 적은 것도 이례적인 것이다. 부산이 울산과 경남보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것이 민주당 역사였다.

울산, 경남에 없었던 무슨 일이 부산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바로 '오거돈 사태'가 문제의 출발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오거돈 사건'을 제대로 성찰하고 반성하지 않는 부산 민주당의 모습이었다. 오거돈 사건을 그렇게 대충 넘어간 부산 민주당이 더 나아지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오거돈을 경선 없이 힘으로 공천한 것, 문제 많은 오거돈을 당선시키고 제대로 관리 못한 것, 그런 것들을 지켜보면서 침묵했던 나를 포함한 부산 민주당 간부들이 다 죄인일 수도 있다. 오거돈이 민주당 부산시장으로 공천될 때 나는 지역위원장은 아니었지만, 책임회피하지 않겠다. 많이 부끄럽다.

부산 대선, 부산 지선을 연속으로 패배했다. 민주당이 영남에서 선거에 승리하지 못한 것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대선에서 지고 난 이후 부산 지방선거 패배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감안해도 부산시장 선거 포함해 단체장 선거에서 17대0으로 패하고 지역구 시의원 선거에서 42대0으로 패한 것은 참패가 맞다.

나를 비롯한 지역위원장들이 다 책임있다. 부산 국회의원을 필두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가졌던 권한의 무게가 큰 순서로 책임이 큰 것이 맞지만, 어쨌든 공동책임이다. '내 탓이오'해야 한다. 일부 정치 고관여층 당원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만만한 지역위원장들이 부산 선거를 총지휘했던 것처럼 비판하는 분들도 있다.

쓴웃음도 나오지만 감수해야 한다. 그들도 이미 정치인과 다를 바가 없기에 힘 있는 국회의원이 아닌 만만한 지역위원장을 비판하는 면도 있다. 부울경 국회의원분들도 욕 들으면서 고난의 과정을 통해 배지를 달았으니, 억울하면 자신과 당이 함께 살 수 있도록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된다.

물론 중요한 것은 부산 민주당이 진정으로 성찰하고 정치 행태를 바꾸는 것이다. 부산에서 지역위원장한다고 국회의원 당선될 확률이 높은 것도 아니라는데, 정치라도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겠다.

윤석열 정부가 실패해 우리 민주당 입에 감이 떨어지길 바라는 정치를 한다면, 수도권은 몰라도 부울경은 총선에서 또 실패할 것이다.

프레시안 : 아무래도 선거 패배에 따른 당원들의 실망감이 큰 것 같다.

최택용 : 우리 민주당 권리당원 절대다수는 정말 훌륭하다. 얼마 전 '기장군 당원과 깊은 대화' 행사를 이틀 동안 가졌다. 단체로 모여서 두세 시간 이야기하는 행사는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대화를 원하는 당원들과 시간 제약 없이 긴 시간 동안 대화했다.

문제점을 냉철하게 지적하면서 신랄하게 비판한 당원, 영남에서 민주당이 겪는 어려움을 안쓰러워하는 당원, 지역구의 문제점에 더 천착해달라는 합리적 요구를 하는 당원, 정치적 판단 차이도 있고 관점도 다양했지만 전체로서 우리 민주당 당원들은 참 균형 있는 분들이었다.

문제는 개인의 정치적 이익과 목적을 위해 당원의 뜻을 팔면서 혼란을 조장하는 정치꾼들인데, 아주 극소수 일부에 불과하다. 앞으로 당원들이 당을 위해 하는 쓴소리를 듣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려고 한다. 그것이 당 간부의 기본 자세이기도 하다.

프레시안 : 민주당 자체의 변화가 없었다라는 지적도 있다?

최택용 : 말했듯이 인정한다. 부산은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에서 가장 치열한 민주당의 전장이었는데, 노무현 민주당의 기상이 사라진 것 같기도 하다. 나부터 부끄럽다. 완전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심기일전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여 부산정책과 부산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프레시안 :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변화가 이뤄져야할텐데 당원으로서 당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최택용 : 초단타 즉흥정치, 영입인사 쇼, 이런 대증요법적 정치의 유혹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일시적 효과는 있겠지만, 결국 당의 체질을 더 악화시킨다.

어설픈 민주주의 노선으로 기득권과 비민주주의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본다. 우리 민주당이 기득권 극우 정당인 국민의 힘을 극복하려 한다면, 그들처럼 상대를 망하게 하여 승리하는 길을 갈 수 없다면, 민주주의를 제대로 해야 한다.

가령, 경선관리는 중앙당과 시도당에서 하는데, 경선에서 승리한 공천자가 경선불복자에게 왜 공격받아야 하나? 그런 행태를 방치하는 것은 제대로 된 당(黨)이 아니다. 경선에서 이긴 것이 죄인가? 경선관리에 실제로 문제가 있었다면 관리한 당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고, 별문제가 없는데 경선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는 선출직에 나서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런 것이 질서 있고 유능한 정당의 모습이다.

그리고 다시 집권하기 전이라도 '회전문 인사 금지 결의'라도 하면 좋겠다. 그동안 '회전문 인사' 문제는 민주당 내 비판도 많았었다. 이제 민주당이 야당이 되었지만 그런 행태가 이어지는 듯하다. 국회의원 출신으로 청와대에서 근무한 사람이 정권 빼앗긴 것에 책임지는 자세는 없고, 몇군데 없는 민주당 목 좋은 자리에 바로 또 취직을 한다. 유능한 민주당 인사들이 많다. 주류에 들어간 사람들만 행복한 민주당은 유능한 개혁정당이 될 수 없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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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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