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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북한, 6.15 긍정평가...지난 2년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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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북한, 6.15 긍정평가...지난 2년과 다르다"

주민들에 미사일 안 알리고 최선희·리선권 임명..."협상 몸풀기"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 결실인 6.15 남북공동선언이 탄생한지 22년이 지났지만 남북관계는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올해 6.15에 대해 최근 2-3년과 다른 태도를 보였다며 현 상황이 북미 대화 직전 긴장이 고조됐던 2017년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15일 (사)한반도평화포럼과 국회 한반도평화포럼이 6.15 22주년을 맞아 '한반도 정세와 초당적 협력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태영호 의원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에서는 6.15 22주년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대남 선전매체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사이에 대화가 오가던 2018년과 2019년에 북한은 관영 매체와 대남 선전매체를 동원해 6.15 공동선언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다 2020년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갈등을 빚었을 때는 당시 통일부에서 6.15 공동선언 20주년 행사를 했는데 북한이 비난했었고 작년에는 아예 관련 기사를 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태 의원은 "최근 북한 동향을 보면 이전 시기에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북한이 6.15뿐만 아니라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남한 및 미국과 대립 수위를 어느 정도 조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북한은 미사일과 방사포를 계속 쏴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며 "대적 투쟁을 언급하면서도 북한의 관영 매체에서는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를 찍어서 비난하거나 공격하지 않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태 의원은 지난 11일 이뤄진 최선희 외무상과 리선권 통일전선부장 임명에 대해 "올해 하반기 기간까지는 강대강 대결 기조로 가다가 다시 대화와 협상 국면으로 급선회할 '몸풀기' 인사 조치 성격이 있다"며 "이들은 협상을 통해 존재감을 보였기 때문에 승진해 온 인사"라고 분석했다.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사)한반도평화포럼과 국회 한반도평화포럼이 '6.15 22주년을 맞아 '한반도 정세와 초당적 협력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서 발표하고 있다. ⓒ한반도평화포럼 유튜브 갈무리

6.15 남북공동선언이 탄생했을 무렵 북한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태 의원은 북한이 당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파악해 볼 수 있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태 의원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서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외교 관계를 맺는 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서유럽 국가들이 서울에 있는 자국 대사를 북한에도 겸임으로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당시 북한 인사들은 그렇게 될 경우 한반도에서는 서울을 중앙으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 헌법에 위배된다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태 의원은 "그랬더니 김정일이 저희들 보고 바보 같은 짓 좀 하지 말라고, 지금 미국에서 대선이 한창인데 만일 공화당 대통령이 올라간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금 깔아주는 이 판에서 물이 들어오고 있을 때 노를 줘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태 의원은 "6.15 공동선언의 가장 큰 성과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 장기수의 북한 송환 등 남북이 인적 교류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놓은 것"이라며 "그런데 이전에 김영삼 정부 시절 이인모 비전향 장기수를 북한으로 보내줌으로써 인적 교류의 첫 시발점을 뗐다. 이러한 좋은 사실에 대해 지금 보수 진영에서 간과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이산가족, 비전향 장기수 북송 등에 대해 일각에서 납북자 국군 포로 및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들을 찾아오는 문제 등을 연결시켜 상호주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 주장만 하면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할 수 있는 인적 교류 분야가 상당히 위축된다"고 우려했다.

태 의원은 "우리 헌법에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선제적으로 입법 개정 전에라도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우리 국민들을 선제적으로 북한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시행령이나 제안, 통치권 등을 발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한 정부가 먼저행동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태 의원은 "남북 상호 방송 개방 실현 문제에서도 우리가 한 발짝 더 먼저 나아가서 선제적으로 북한의 방송 개방 및 인터넷 접근 등을 자유롭게 허용하면서 개방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 통일부 장관인 김연철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이념'이 아닌 '이익' 차원에서의 남북관계 접근과 △미래 세대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단기적 정치적 이해가 아닌 장기적 시각 △남북관계 발전위원회를 포함한 초당적 논의기구 마련 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정철 서울대학교 교수는 "외교 안보 영역에서도 금융통화위원회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며 초당적인 정책이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금통위(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이 경제인들한테는 대단히 중요한 교과서인데 외교안보 분야도 분기별로 그런 정세 보고서가 공개판과 비공개판으로 제출되면 좋겠다"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대통령에게 분기별로 보고서를 보내듯 이 회의에서 분기별로 비공개 보고서를 대통령한테 정세 분석을 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방인성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의장은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 간 TF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방인성 의장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이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는 TF를 구성하는 것은 어떨까"라며 "경제협력과 사회 문화 교류는 민간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굉장한 의지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개최했고 세 번씩이나 정상회담을 일궜지만 너무 정부 주도 하에서 모든 걸 하려고 했었던 것이 실책이지 않았나하고 생각한다"며 초당적인 정책뿐만 아니라 남한 내에서 민관의 협동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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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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