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최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국민께서 지나친 불안과 공포에 빠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본격적인 방역 성적표는 지금부터"라면서 "K-방역에 대한 종합평가 역시 오미크론 대응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방역 당국에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코로나19 오미크론 대응 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오미크론이 코로나19 우세종으로 전환된 이후 신규 확진자가 1만3000명을 넘겨 국민적 불안감이 확산되자 문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고 관련 상황을 점검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오미크론에 대해 한 달 이전부터 길게는 준비해왔는데 그 준비 상황과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자세하고 자신 있게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오미크론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높은 백신 접종 완료율과 고령층의 높은 3차 접종 효과로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지나친 불안감에 빠지지 않도록 이점을 잘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그동안 지속적인 병상확보 노력으로 현재 중증병상 가동률을 20% 이하로 낮췄고, PCR(유전자 증폭) 검사 체계도 선제적으로 신속항원검사로 전환을 결정해 준비해왔다"면서 "동네 병·의원 중심의 검사치료체계로의 전환도 일찍 발표하고 준비해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동네 병·의원 치료체계 전환을 잘 준비해왔지만 초기단계 혼선이 있을 수 있으니 이 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동네 병·의원이 충분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병상 확보에 성과를 냈지만 오미크론 증가 속도에 따라 병상 확보는 여전히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고 특히 소아병상을 충분히 확충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속항원검사를 위한 자가진단키트도 현재 충분한 생산 물량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으로 수급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지자체 선별진료소 등에 전달하는 수급체계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착까지는 초기에 세밀하게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설 연휴 기간에 방역진과 의료진의 최소한의 휴식시간 보장 방법과 격려 사기 진작 방안도 검토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으나, 정확한 토론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진행된 참모회의에서도 "오미크론 대응체계의 전국 확대와 관련한 준비를 빠르게 진행하라"며 "지금까지 논의하고 준비해 왔으니 잘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해 "확진자 1만 명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접해서 국민들께서 받아들이시는 충격과 걱정이 크실 것"이라면서 "이런 속도라면 어디까지 갈지 저희도 현재로서는 예상하지 못하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그러나 용기 있게 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날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우세종 전환에 따라 신규 확진자 수가 3월 말 최대 8만 명에서 12만 명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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