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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SRT 분할 운영 따른 비용 낭비, 2017년에만 1127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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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SRT 분할 운영 따른 비용 낭비, 2017년에만 1127억"

[토론회] 고속철도 분할 경쟁 장막에 갇힌 한국철도 대안은 없는가

고속철도 분할 운영 때문에 2017년에만 1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낭비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분할 운영으로 인한 철도산업 분야의 경쟁 발생이나 수익성 개선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승 인하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15일 국회 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와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주최한 '고속철도 분할 경쟁 장막에 갇힌 한국철도 대안은 없는가' 토론회에서 이 같은 분석결과를 발표하며 "시장에 대한 무지와 경쟁에 대한 환상에서 비롯된 고속철도 분할 운영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먼저 "2017년 KTX와 SRT의 수송단가 차이를 바탕으로 고속철도 분리 운영에 따른 추가 비용을 계산한 결과 1127억 원이 나왔다"며 "2017년 비용 함수로 추정해 과소 측정됐을 수 있지만 2018년에는 882억 원, 2019년에는 809억 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교수는 제4차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수행하며 고속철도 분할 운영으로 인해 2017년에 발생한 추가 비용을 559억 원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앞선 분석과 이번 분석의 차이에 대해 "추가 비용을 회계적 비용으로만 계산하는 실수가 있었다"며 "경제적 비용을 반영해 계산하니 추가 비용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말한 회계적 비용은 SR 중복 운영으로 인해 발생한 인건비, 관리비, 법인세, 이자 등을 의미한다. 경제적 비용은 코레일과 SR의 수송단가를 뜻한다. 김 교수의 자료를 보면, 2017년 코레일은 한 명의 승객을 1km 수송하는데 87.1원을 들였다. 같은 해에 SR이 한 명의 승객을 1km 수송하는데 쓴 비용은 109.2원이었다.

김 교수는 "고속철도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산출이 증가하면 수송단가가 감소한다"며 "괜히 회사를 잘라놓으니 수송단가가 올라 안 들어가도 될 돈이 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레시안(최용락)

"SR 출범, 경쟁 발생이나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경쟁 발생, 수익성 개선 등의 관점으로도 고속철도 분할 운영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발생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도산업 내 경쟁발생과 관련해 김 교수는 "코레일과 SR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3년 동안 두 기관의 승객 수송 분담비율은 7.5 대 2.5로 고정되어 있다"며 "이는 두 기관이 접근성과 배후시장의 크기에 따라 시장을 나눠 갖고 있을 뿐 경쟁은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과 관련해 김 교수는 "인km당 운송수익, 열차km당 운송수익, 객차km당 운송식은 모두 2016년 12월 SR이 출범한 이후 감소해 정체상태"라며 "최고점을 기록했던 2016년 수준을 2019년까지도 회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인km, 열차km, 객차km는 각각 한 명의 승객, 한 량의 열차, 한 대의 객차를 1km 운송하는 것을 뜻한다.

김 교수는 "2010년에서 2016년 사이 6.6%를 기록했던 철도산업의 수익 증가율은 SR 출범 이후 5.1%로 하락했다"며 "2014년 이후 흑자를 기록하던 코레일의 운영수지도 2018년 이후 적자로 돌아섰고, SR 흑자 규모보다 코레일의 적자 규모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애초 고속철도 분할은 철도 민영화를 시도하려는 과정에서 사회적 저항이 일자 코레일의 자회사로 SR을 출범시키는 이상한 형태로 시작됐다"며 "모회사와 자회사는 상호 보완을 통한 시장 확대를 목표로 설립하는 것이지 경쟁을 위한 구조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일부 전문가가 SR 출범 당시 항공사의 사례를 들며 모회사와 자회사 간 경쟁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쳤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모회사인 일반항공사와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는 각각 장거리노선과 중단거리 노선을 배분함으로써 경쟁의 가능성을 회피한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SRT 분리는 추가 비용 발생 등 심각한 문제만 양산하고 있을뿐 한국철도의 경쟁력, 효율성, 공공성 등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현재의 철도 분할 정책은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많은 사회적 비용 부담하기 전에 잘못 들어선 길 벗어나야"

토론회의 다른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철도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시설과 운영의 분리, 노선 분할, 민영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철도산업 구조개편은 '지구상 모든 것의 시장화'라는 원칙하에 작은 정부, 민영화, 경쟁을 3대 교리로 삼은 신자유주의 바람을 타고 1990년대에 유럽 각국에서 확산됐다"며 "한국의 철도 분할도 신자유주의 세례를 듬뿍 받은 학자와 국토부 관료들에 의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SR 출범에 따른 파생효과는 고속철도와 일반철도와의 유기적 연결성 파괴, 지역 차별, 중복비용 낭비, 환승 불편, 차량 이용 효용성 하락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지경"이라며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기 전에 잘못 들어선 길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집행위원장은 "고속철도를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에 대한 논쟁은 2004년 고속철도가 처음 개통할 때 이미 끝났다"며 "당시 철도 같은 네트워크 산업에서는 통합 운영이 더 효과적이라고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그런데도 여전히 코레일과 SR의 분리 운영이 방치되는 이유는 정부의 철도 통합 의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철도 관료들이 전면에 나서 정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까지 남은 기간 시민과 노동자들의 노력해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철도 통합을 추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은 철도노조가 발간한 <고속철도 분할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통합으로 여는 개혁의 길>에서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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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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