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이 상대에 대한 날선 비난을 하며 주말 선거 운동을 이어갔다. 고(故) 전두환 씨의 부인인 이순자 씨가 남편의 대통령 재임 중 잘못을 사과한 것에 대해서도 양측은 다소 다른 입장을 내놨다.
28일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정치를 하는 변호사가 '심신미약'을 일종의 변호기술로 쓰다니요? 게다가 살인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하다니요? 그는 정치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과거 '강동구 모녀 살인 사건'을 저지른 자신의 조카를 변호했고, 최근에 이를 '데이트 폭력'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공세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고치기 힘든 것이 있다. 오랫동안 길러진 심성"이라며 "이 후보에게도 그런 것이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전제적이고도 폭력적인 심성"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가) 심신미약 전공의 변호 기술자로 돌아가든, 폭력성 짙은 영화의 제작자나 감독이 되든 그는 그가 속해야 할 영역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며 "대통령 후보 자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 사안을 포함, 가족들과 관련한 논란들에 대해 27일 "출신의 미천함과 나름 세상을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오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라며 "여러분이 비난하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천공스님 간의 관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무능·무식·무당의 3무" 후보라고 규정하고 "국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슨 이상한 스승님 찾아다니면서 나라의 미래를 무당한테 물으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가의 운명을 놓고 내용을 알지도 못하고 그냥 동전 던져서 운명에 맡기듯이 국가 정책을 결정하면 이거야말로 불안하고 나라를 망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순자 씨가 전두환 씨의 잘못을 사과한 것에 대해 "마지막 순간에서도 광주 시민들, 국민들을 우롱하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뒤를 보면 사과하는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며 "전두환 씨가 제일 문제 되는 부분은 재임 중의 행위보다는 재임 과정에서 벌어진 소위 쿠데타와 학살 문제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 씨가 사망하던 날 극단적 선택을 해버린 광주 시민군 이광영 씨 얘기를 여러분도 아실 것"이라며 "개인적 목적을 위해 사람을 수백 명씩 학살하고 국가 헌정질서를 파괴한 사람은 평생 호의호식하다가 천수까지 누리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와는 달리 윤석열 후보는 이순자 씨의 발언에 대해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윤 후보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 10월 19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발언해 논란의 중심이 됐다는 점을 감안, 전두환 씨 관련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이순자 씨는 27일 오전 열린 전두환 씨 발인식에서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런데 전두환 씨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기자들에게 이순자 씨가 "5·18 관련해서 말씀하신 게 아니다. 분명히 재임 중이라고 말하지 않았나"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에 대해 사과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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