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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안티페미' 하다 하다 이젠 "이수정 교수 영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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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안티페미' 하다 하다 이젠 "이수정 교수 영입 반대"

"李교수 영입, 당의 선거 준비 방향에 반대"…'反여성' 여론 편승 노골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범죄심리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당 선거대책위원회 영입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교수가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촉구해온 인물이라는 게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24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이 신문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 교수의 공동선대위원장 영입설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영입)한다면 확실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만약 그런 영입이 있다면 지금까지 우리 당이 선거를 위해 준비했던 과정과 방향에 반대되는 것", "지지층·전략의 재구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아가 "그것에 대해서 후보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제가 얘기할 생각"이라고까지 했다.

이 교수는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tvN의 <유퀴즈온더블럭> 등 다수 방송 출연을 통해 대중적 인지를 쌓은 전문가로, 특히 스토킹·성범죄 등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해 왔다. 이 교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인 작년 10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경선준비위원을 맡기도 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서도 성폭력대책TF에서 활동했다.

이 교수 영입에 대해 이 대표가 '당의 선거 준비 방향과 반대'라고 한 것은 의문을 자아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인 작년 9월 마련된 국민의힘 강령은 "성폭력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 구현을 위해 모든 영역에 엄격한 성윤리를 적용하고, 성범죄에 대한 양형을 강화한다. 성범죄에 연루된 자는 공직 등의 진출을 원천 차단하고 아동‧장애인 등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약자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 중심주의를 확고히 견지한다. 디지털 성범죄, 데이트 폭력, 스토킹 등 다양한 성범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철저한 감시·감독 체계와 2차 가해 방지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매뉴얼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이 교수의 지론과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이 대표가 정강·강령까지 거스르면서 국민의힘 대선 캠페인의 방향을 반(反)여성주의로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한층 짙어진다. 그렇지 않고서는 여성 대상 범죄 척결을 촉구해온 학자, 그것도 대중적 인지도까지 갖춘 명망가를 영입하는 것이 '당의 선거 준비 방향에 반대'된다고 주장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과거 수 차례 여성주의(페미니즘) 운동에 적대적 태도를 보여 왔다. 최근에도 이른바 '스토킹 살인' 범죄 발생과 관련해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이별통보 했다고 칼로 찌르고 19층에서 밀어 죽이는 세상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페미니즘이 싫으면 여성을 죽이지 말라"고 하자, 자신의 SNS에 "선거 때가 되니까 이런 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며 장 의원의 주장을 "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는) 프레임", "차별적 담론"이라고 규정했다.

기자가 그 직후 이 대표를 만나 '스토킹 살인은 명백히 성차별에 기인한 문제 아니냐'고 묻자 그는 "그것(사건)에 대한 답을 페미니즘이라고 한 것이 문제"라며 "그런 범죄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그게 왜 페미니즘을 해야 하는 근거가 되느냐"고 주장했다.

'스토킹 살인의 배경에 성차별이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느냐'고 되묻자 "그것 자체가 어떤 개연성인지 장 의원이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고, '한국에서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전제에는 동의하느냐'고 재차 묻자 "지금 상황에서 그 질문이 나오는 의도는 잘 모르겠다. 이것은 그것과는 관계없다"고 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이 사건 관련 언행으로 정의당이 자신을 비난하자 이날도 SNS에 "님들이 페미니스트 정당 선포한 것"이라고 마치 비난하듯 말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이 교수는 이날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내가 먼저 맡고 싶다고 말한 자리가 아니다. 제안이 왔고, '고려해 보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논쟁이 진행되면 내가 굳이 가야할 이유가 있을까? 이런 식이라면 본래 그들의 전략대로 선거를 치르면 될 일"이라고 회의감을 보였다.

이 교수는 나아가 "그들의 선거 전략이 눈에 뻔히 보인다. 내가 과연 환영받는 존재가 될까 처음부터 의문은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경선을 거치며 국민의힘 대표가 될 때의 전략과, 국민 전체의 대표가 될 때의 전략이 같을 수는 없다"고 이 대표의 '안티-페미니즘 캠페인' 전력을 꼬집으며 "국민의 절반이 여성이다. 반을 무시하는 정책으로 어떻게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 (자료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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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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