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 페미니즘을 엮지 말라"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시민단체가 "페미니즘이 싫다면 더 이상 여성을 죽이지 말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2일 논평을 내고 "연일 교제 살인 사건이 보도되는 현실에 젠더폭력을 젠더갈등 프레임으로 만들고 젠더폭력의 현실을 흐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최근 데이트 폭력 및 스토킹 피해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스토커에 의해 사망한 사건,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린 후 19층 건물에서 던져져 사망한 사건 등을 언급하며 "객관적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장혜영 의원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경찰청의 강력범죄 사건은 2019년 기준 피의자의 95.45%(2만7626명)가 남성이고, 피해자의 85.81%(2만2718명)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그러면서 "여성들이 교제 중인 상대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은 열흘에 한 번꼴로 발생하며 데이트 폭력 사망 사건의 피해자는 99%가 여성"이라며 "가해자가 남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여성 다수'가 피해를 입는,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불평등한 구조와 차별의 결과이기 때문에 젠더폭력이라 부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 때가 되니 페미니즘을 정치적 선동과 이용의 대상으로 엮는 것은 이준석 대표"라며 이 대표의 '젠더뉴트럴(성중립적)' 발언에 대해서도 "이미 성별에 의거한 폭력 현실이 한 성별에 몰려있는 현실에서, 성중립을 이야기하며 실재하는 피해를 피해의식으로 치부하는 이준석 대표야말로 성차별주의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남성이 그런 건 아니'라며 여성의 절규를 남성을 공격하는 언어로 변모시키는 것이야말로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며 안티페미니즘을 선동하는 것"이라며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 앞에서 중립 운운하는 이준석 대표야말로 비이성과 비합리의 온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선거 때가 되니까 이런저런 범죄를 페미니즘과 엮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며 페미니즘을 두고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는) 프레임", "차별적 담론"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과거 여성이 겪는 불안 등에 대해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 등의 발언으로 "안티페미니즘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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