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이 추진하는 현안 사업마다 군의회가 제동을 걸면서 군과 의회가 대립 중인 가운데 백두현 군수가 제안한 간담회를 군의회가 받아들여 갈등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17일 고성군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백 군수와 의회 의원들이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해 서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의를 벌였다.
이 간담회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나 모처럼 대화를 통해 그동안 깊어졌던 갈등의 골이 어느 정도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군의회는 갈등의 원인이 됐던 백신 인센티브 예산 삭감과 동물보호센터 건립 부지 변경, 셋째 유스호텔 건립 예산 증액 등 주요 사업과 관련, 사전 심의 내용과 달리 군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점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박용삼 의회의장은 "백신 인센티브 예산은 내년 당초예산에 심의할 것을 제안했는데도 집행부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 언론을 통해 예산 전액 삭감만 부각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물보호센터 건립은 의회도 필요성을 공감해 최초 예정지인 회화면에 대해 공유재산관리계획을 가결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예정지 주민의 반대를 이유로 농업기술센터로 장소를 변경했다. 반대 주민 설득보다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했다"고 반박했다.
박 의장은 "유스호스텔 건립도 당초 100억 원에서 240억 원으로 증액됐지만 집행부의 추진의지를 믿고 올해 관련 예산을 승인했다. 하지만 군민들로부터 행정절차 미이행, 수지분석에 대한 항의가 있어 이를 해결할 것을 권고했으나 이를 제쳐두고 착공식에 이어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제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행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를 편들어 달라는 것은 아니다. 집행부를 감시하기 위한 권한 행사에 앞서 그 판단기준은 군민의 행복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의회는 집행부의 독선과 무법한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고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며 "집행부의 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군은 현안 사업에 대해 군의회와 소통이 부족했다고 자성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백 군수는 "군민을 위한 열린 행정과 군민과 함께하는 의정활동의 본질은 군민 행복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은 행정과 의회가 견제와 균형, 소통과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시기에 일어난 이번 사태에 옳고 그름을 떠나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의회와 소통하며 군민 행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백 군수는 특히 고발사태로 의회와 대립했던 정책특보의 자진 사퇴를 받아들인데 이어 의회가 제기한 수의계약 특혜의혹과 관련, 동생 건설사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면서 갈등 해소를 위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간담회가 군과 의회가 타협점을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정가는 "간담회 결과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서로 수긍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종의 기세싸움으로도 볼 수 있지만 서로 '군민 행복'을 위한다고 천명한만큼 시간을 두고 논의하면 합의점을 찾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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