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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까지 위협하는 '셀피'...왜 우린 위험한 '셀카'를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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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까지 위협하는 '셀피'...왜 우린 위험한 '셀카'를 찍을까

[최재천의 책갈피] <셀피> 자존감, 나르시시즘, 완벽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 윌 스토 지음, 이현경 옮김

"탄자니아에서 뚱뚱하다는 것은 지위를 나타냅니다. 그러다 살이 빠지면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을 하게 되지요."

연구차 아프리카에 머무르곤 했던 어느 교수의 이야기다. 하지만 살이 빠진 채로 영국으로 돌아오면 사람들은 "어머나, 너 정말 근사해졌다! 살 많이 뺐구나!"라고 말한다. 자라온 환경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란 이토록 힘든 일이다.

여기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하나는 '자아', 둘은 '문화'다. 사실 둘은 전혀 다르다. (아프리카에서는 뚱뚱하게, 영국에서는 날씬하게)완벽해지고 싶은 것은 '자아'다. 실제로 '완벽한' 것이 무엇인지 말해 주는 것은 '문화'다. 하지만 경로를 쫓아갈 수록 이 둘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만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책은 <셀피>라는 트렌디한 제목을 달고 있다. 하지만 실제는 대단히 깊고 방대한 분석틀이다. "우리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준 것들에 대한 야심찬 연구다.(USA 투데이)" 

저술 방법론이 지극히 서양적이다. 첫째는 문제의식. 질문의 크기가 해답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했던가. 저자의 질문이 지극히 현실적이며 한편 트렌디하다. "어떻게 우리 사회는 이토록 자아에 사로잡히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출발점이다. '자아'의 형성과정을 찾아나서고 '문화'를 비교하며 개인과 사회,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관계를 분석한다. 

둘째는 종적 접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아테네와 중국의 제자백가 시절까지 탐색하며 오늘에 이른다. 셋째는 횡적 접근, 마치 오디세이의 여정처럼 '자아'와 '문화'에 대한 우리 시대의 현상과 연구의 현장을 답사한다. 

전통적으로 몸매를 왜곡하여 인식하는 문제는 주로 여성 자아만의 문제라 생각했다. 하지만 섭식장애는 더 이상 여성 자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체이형장애 또한 남성들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과거에는 소수의 엘리트 운동선수만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는데 오늘날에는 400만 명에 이르는 미국인, 그중에서도 주로 남성들이 근육강화제를 복용한다. 신체 이미지 불만족도는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고 우리는 신체적으로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며 산다. 우리는 이런 완벽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완벽주의는 목숨을 앗아가기까지 한다.

"낮이든 밤이든, 변함없는 사실은 당신 안에 왕국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사랑스러워, 사랑스러워, 사랑스러워!' 이 말을 세 번 연속 뱉으면 당신의 사랑스러운 자아가 마법처럼 자라날 것이다.(다이애나 루먼스)"

자아는 무성해야만 좋은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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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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