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의심해 상대 남성이 일하는 가요주점까지 쫓아가 칼부림을 하다 싸움을 말리던 애꿎은 10대 고교생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죄명 3개가 하나의 세트로 단단히 묶여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5일 복수의 사법당국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사회 선배와 일면식이 없는 A모(27) 씨의 싸움을 말리다 흉기에 비명횡사한 B모(17) 군의 살인사건과 관련, A 씨의 재판이 지난달 말일부터 시작됐다.
오는 10일 두 번째 재판이 예정돼 있는 피고인 A 씨에게 검찰은 공소제기시 3개의 죄명을 적용했다.
A 씨는 우선 B군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
그는 지난 추석 연휴 직후인 9월 25일 오전 4시 44분께 전북 완주군 이서면 갈산리의 한 빌딩 5층에 있는 가요(노래)주점에서 선배가 일을 끝내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자신들의 싸움을 말리자 흉기로 B 군을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당시 그는 B 군의 옆구리와 엉덩이를 찔러 소파에 쓰러뜨린 것도 모자라, 주먹과 발로 신음하고 있던 B 군의 얼굴을 때리고 걷어차기까지 하는 비인간적인 행위마저 서슴치 않았다.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다급하게 옮겨진 B 군은 같은 날 오전 5시 48분께 '외상성 복부 손상'으로 결국 눈을 감고 말았다.
사건 당일 B군이 가요주점에 있었던 이유는 주점에서 일하는 사회선배와 함께 한 원룸에서 거주하고 있던터라 집에 함께 가자는 선배의 연락을 받고 주점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군을 흉기와 주먹, 발 등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었던 A 씨는 집에서 나오면서부터 아예 자신의 손가방에 흉기를 챙겨 넣어왔던 것으로 경찰과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나 사람을 해칠 마음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 씨는 살인 혐의와 함께 두 번째 혐의로 특수협박이 적용됐다.
특수협박 적용의 근거는 전화통화에서부터 시작된 말다툼으로 거슬러올라간다. A 씨는 B 군의 선배가 자신의 여자친구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것에 대해 격분, 통화 중이었던 전화를 끊고 전체 길이가 34㎝에 이르는 흉기를 챙겨 주점으로 향했다.
주점에 도착한 A 씨는 곧장 B 군의 선배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그의 머리채를 휘어잡은 뒤 목에는 흉기를 들이대면서 협박을 했기 때문이다.
A 씨에게 세 번째로 적용된 혐의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이다.
손가방에는 끔찍한 흉기를 챙겨 놓은 A 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신의 차량을 대담하게 곡예운전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 죄없는 고교생을 살해 하기에 앞서 A 씨는 이미 도로에서 언제 어떻게 돌변할 지 모르는 이른바 '흉기차량'을 운전하기까지 한 것이다.
A 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98% 상태로 자신의 집에서 11㎞ 떨어져 있는 사건현장까지 휘청대며 운행한 죄도 얹어지게 됐다.
한편 숨진 B 군의 모친은 '완주 고등학생 살인사건'이란 제목으로 지난달 27일 청와대 게시판에 "9월 25일 완주군 한 노래방에서 살인사건이 일어 났다"면서 아들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를 눈물 속에 써 내려가는 등 자식을 잃은 모정(母情)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세상도 함께 울게 만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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