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던 신석정 시인의 고택 '비사벌초사'가 우리의 곁에서 그 숨결을 이어가게 됐다.
10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문단과 시대적 정신의 등불을 밝혀준 신석정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의 맥이 끊이지 않고, 후대에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도록 문화유산 긴급보수 예산을 활용해 비사벌초사 보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지역 주민들과 함께 정원을 만드는 '시인의 정원' 사업에도 문학의 향과 멋을 덧입히게 된다.
비사벌초사를 중심으로 신석정 시인을 기리는 공간이 점에서 면으로 넓혀 나가기 위해 관련 용역도 발주할 방침이다.
비사벌초사의 보존에 더해 초사 인근에 (가칭)'비사벌초사문학관'도 건립키로 시는 결정했다.
'비사벌초사문학관'에서 시작되는 문학발걸음의 디딤을 한옥마을의 '최명희문학관'과 '고하문학관'을 연계해 전주를 빛낸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시민들과 모든 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문학기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한 목가시인이자 일제 강점기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일제의 원고 청탁을 거절하는 동시에 그 신념과 지조를 지킨 항일시인으로, 한평생 창작과 후학 지도에 몰두한 한국 시단의 거성인 신석정 시인은 지난 1961년부터 1974년까지 비사벌초사에 지내며 정원을 직접 가꾼 곳이다.
문화예술인의 창작공간으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 비사벌초사는 지난 2017년 전주시 미래유산 14호로 지정된 바 있다.
한편 '비사벌초사’ 일대가 재개발사업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를 지켜내기 위한 보존대책위원회가 출범하고, 전북작가회의 등 각계각층에서 신석정 시인의 얼이 깃든 비사벌초사의 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드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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