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사업 논란에 휩싸여 존폐 위기에 놓여 있는 신석정 시인의 고택 '비사벌초사'를 지켜내기 위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작가회의도 보존 목청에 울림을 실었다.
전북작가회의는 7일 입장문을 통해 "전북 전주시 남노송동에 자리 잡은 <비사벌초사>는 시인이 여생을 보낸 자택이고, 이 고택에는 이병기, 박목월, 박두진 시인 등이 교류하는 한국문단의 박물관이자 창작의 산실이었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작가회의는 "작품집에 수록된 소재들이 비사벌초사에 남아 있음에도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없다'라는 재개발추진위원회의 주장은 빈약한 인식으로 인한 천박한 개발논리에 기반하고 있어 우리 문인들의 마음을 서글프게 한다"며 "새벽과 봄날을 치열하게 기다렸던 신석정 시인의 보금자리가 이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편리를 내세운 문명의 속내가 자유의 박탈이라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며 "사람다움이 상실된 곳곳을 필설로 다할 수 없을 지경이 된 전북의 오늘이 개탄스럽고, 예향 전북의 오늘이 개탄스럽다"고 참담해 했다.
작가회의는 "신석정 시인의 자양분을 받고 자란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은 시인의 정신이 깃든 비사벌초사를 개발업자의 손으로 파괴되는 것을 거부한다"면서 "일제의 탄압에도 굽히지 않고, 일제와 군부독재의 캄캄한 어둠을 견뎌야 새벽이 온다는 신석정 시인의 가르침에 모욕 주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전북작가회의의 요구사항이다.
〇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사업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〇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신석정 시인의 얼이 깃든 비사벌초사의 현 위치를 보존하라
〇 전주시는 비사벌초사를 “전주시 미래유산 14호”로 지정한 뜻을 상기하라
〇 전주시와 전라북도는 비사벌초사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함양하는 사업을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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