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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초래한 의료공백, '생존 사슬'이 끊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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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초래한 의료공백, '생존 사슬'이 끊어지다

[서리풀 연구通] 코로나19가 초래한 응급의료 사망률 증가와 지역응급의료 정보체계 구축의 필요성

코로나19로 인하여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이 중단되는 일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필수의료서비스는 생명 유지와 건강에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지는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의 조사 결과,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필수의료서비스가 부분적으로 중단되었는데, 그 이유로는 봉쇄 조치 등으로 인한 병원 방문의 감소, 재정적 어려움, 코로나 치료로 인한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 감소, 병원 폐쇄 등이 꼽혔다.

응급의료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긴급상황의 심근경색, 뇌졸중, 고혈당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수가 감소했다는 보고가 미국에서 있었는데,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의 의료이용 감소가 보고된 적이 있다. 그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와 발열 환자의 빈번한 응급실 수용 곤란 고지, 이송 병원 선정의 어려움, 최종 진료의 지연, 코로나19 환자의 방문으로 인한 빈번한 응급실 폐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호흡기 환자의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시간에 민감한 대표적인 응급 상황인 병원 밖 심정지(out-of-hospital cardiac arrest) 환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병원 밖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응급의료시스템에서 목격자의 심폐소생술(CPR) 및 자동제세동기(AED) 사용을 포함하는 조기 인식, 초기 대응과 응급대원에서 병원으로 이어지는 치료 활성화의 '생존 사슬' 단계가 잘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의 빈도가 줄어들고, 응급차를 이용한 이송 시간이 늘어나면서 많은 국가에서 병원 밖 심정지로 인한 생존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밖 심정지 환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창원 경상대병원 응급의학과 임대성 교수팀은 최근 <대한의학회지>에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코로나 이전 3개월과 코로나 시기 3개월간 발생한 병원 밖 심정지 대응을 비교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바로 가기 : 코로나19 대유행 전과 후 병원 밖 심정지에 대한 응급의료 대응 및 결과비교 연구) 분석 결과는 코로나 전/후로 병원 밖 심정지 환자에 대한 응급의료서비스의 대응과 결과에 큰 변화가 발생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퇴원까지의 생존율은 7.77%에서 5.52%로 감소했고, 향후 환자의 건강 상태가 양호할 것으로 예측하는 신경학적 결과는 6.06%에서 3.59%로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공공장소에서 발견되기보다는 가정에서 발견되는 심정지의 증가, 일반인이 도와주는 심폐소생술 및 제세동 시도 감소, 신고 후 구급대의 현장 도착까지의 반응시간 지연(평균 1분 이상 지연) 등이 병원 밖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악화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필수의료서비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한 지역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재확인된 셈이다.

한편, 이 논문에서 사용한 응급실로 이송된 병원 밖 심정지 환자들의 의무 기록은 모두 병원으로부터 직접 제공받은 자료였다. 한국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가응급의료정보망(NEDIS)이 있으나 자료제공을 위한 절차가 복잡하고, 절차대로 진행해도 3년 전 자료까지만 받을 수 있다. 그나마 받을 수 있는 정보도 중앙에서 만든 지표를 이용한 양적 자료로서 지역의 상황을 면밀히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 전/후의 응급의료 관련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반해, 현재 한국에서는 실시간으로 전국의 응급실을 통해 수집되고 있는 의료정보망을 통해서는 같은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오늘 소개한 연구와 같이 지역의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확인하는 연구는 정부의 국가응급의료정보망에 의지할 수 없고, 지역 연구자의 개별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진행할 수 있다.

2020년 1월 보건복지부에서 내놓은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응급의료체계 개선 방향에서는 지역 응급의료체계 기반 확충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응급의료정보를 매칭하고 모니터링하는 등 응급의료 정보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 방향도 중앙에서 작성되어 지방으로 전파된 것으로서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앙의 응급의료정보망을 활용한 지역 응급의료 현황 파악은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코로나19 응급의료 연구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역의 연구자가 지역의 현황을 즉각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지역응급의료 정보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매우 필요하다. 이러한 지역 기반 정보체계가 구축되어야만 지역 응급의료의 각 단계에 대해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시의적절한 현황 분석을 할 수 있으며, 근거에 기반한 지역 응급의료체계의 운영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의 필수적인 의료서비스의 공백과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확인함으로써 치료 가능한 사망률의 지역별 격차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지정보

- Lim D, Park SY, Choi B, Kim SH, Ryu JH, Kim YH, Sung AJ, Bae BK, Kim HB. The Comparison of Emergency Medical Service Responses to and Outcomes of Out-of-hospital Cardiac Arrest before and during the COVID-19 Pandemic in an Area of Korea. J Korean Med Sci. 2021 Sep;36(36):e255. https://doi.org/10.3346/jkms.2021.36.e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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