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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부친 투기' 가능성 인정하면서도 "공작정치"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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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윤희숙, '부친 투기' 가능성 인정하면서도 "공작정치" 버럭

"부모님 너무 몰랐구나 자괴감…민주당 정치모리배·이재명 사퇴하라"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위법 의혹 대상자로 지목된 이후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추가 의혹 제기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 가능성, 투자(투기) 의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내부정보 활용'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여당 의원·정치인들을 "정치모리배", "공작정치"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부모님 너무 몰랐다 자괴감…내부정보 활용? 터무니없어"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친의 토지 매입에 투자 혹은 투기 성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윤 의원은 "어제 보도에서 '이럴 수도 있겠다. 욕심나더라'는 아버지의 인터뷰를 보며 '내가 너무 부모님을 몰랐구나. 너무 떨어져 있었구나'라는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아버님에게 농지법·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있으며 투기 의혹으로 비쳐질 여지가 있다는 점을 부정하고 변명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의원이 말한 부친의 언론 인터뷰는 전날 JTBC 방송 보도를 뜻한다. 윤 의원 부친은 이 방송 인터뷰에서 "투자할 데를 모색하다 보니까" 해당 농지를 사게 됐다며 "앞으로 산업단지 생기고 그 건너에 뭐 전철이 들어오고, 농사를 지으려고 생각했는데 농사짓다가 보면 이럴 수도 있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틀 전 의원직 사퇴 회견을 할 때와 부친 인터뷰 보도 이후 상황 인식에 차이가 생겼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불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때도 지금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친의 자필 편지를 들고 와 회견장에서 낭독했는데, 그의 부친은 편지에서 "매각되는 대로 그 이익은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기자들이 농지 구입 의도 등을 묻자 "아버님이 어떤 소망을 갖고 있었는지 자세히 모른다"며 "권익위에서 소명하라고 해서 여쭤봤을 때 '농사지으려 했다'고 (부친이) 말했고, 저도 JTBC 보도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부친의 재산 규모가 어느 정도이길래 8억가량의 농지를 구입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버님 재산이 얼마인지 모른다"고 했다. 농지 구입 당시 세종에 위치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하던 자신에게 별다른 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버님은 자식들과 재산 얘기 안 하시는 분"이라고 했다. 의원직 사퇴 선언 후 부친과 통화했는지 묻자 "직접 통화한 적은 없다"고 했다.

다만 윤 의원은 부친의 농지 매입이 자신 등 공직에 있던 가족의 내부정보 제공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윤 의원 부친의 농지 인근에는 세종스마트국가산업단지와 세종미래일반산업단지·세종복합일반산업단지 등 3개의 산단이 위치해 있다.

국가산단인 스마트산단은 KDI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했는데, 윤 의원이 정치 입문 전 KDI에 근무해 논란이 됐다. 윤 의원 부친의 농지 매입 시기는 2016년 5월, KDI 예타 승인은 2020년 9월이어서 시간적으로는 앞뒤가 맞지 않지만 개발 관련 계획이나 정보가 그 이전부터 지역사회나 관가 인근에 공유됐을 가능성은 있다.

윤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예타 정보를 제가 빼돌렷다는 의혹 자체가 터무니없다"며 "KDI에서 재정복지정책부장으로 일한다고 해서 별도 센터(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진행하는 예타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KDI 출신인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KDI 직원 전수조사 주장에 대해 "공공투자관리센터 정도만 조사받으면 되지 전수조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한 바 있다.

일반산업단지 2곳의 경우 지자체 사업이어서 기재부·KDI가 아닌 국토부 심의만을 거치게 돼있다. 윤 의원의 제부(여동생의 남편)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기재부에 근무했던 실세 공직자였다는 점을 근거로 한 의혹도 근무 부처 등이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다만 윤 의원 제부는 2007·2012년 박근혜 선거캠프에서 근무한 핵심 실무자였고 이른바 '십상시'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는 점, 국토부 등 경제부처를 총괄하는 경제부총리의 정책보좌관이었다는 점 등은 언론의 의혹 제기 배경이 됐다.

윤 의원은 또 이날 <서울신문>이 농지 임차인 김모 씨의 "(윤 의원 부친이) 스스로 농사를 지으려 할 때 세종에 있는 딸 집에서 주로 오갔다"라는 증언을 보도한 데 대해서는 "아버님이 세종 제 아파트에서 주무시며 부동산 거래를 같이 했다고 소리높이는 분들, (아파트가 있는) 마을 CCTV를 모두 까 보라. 구부정한 노인이 방문한 기록이 있는지"라고 반박했다.

'의혹 여지 있다'면서…정작 제기한 與 정치인엔 "모리배" 맹비난

윤 의원은 스스로 "투기 의혹으로 비쳐질 여지가 있다"고 했으면서도 의혹을 제기한 여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맹비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틀 간 저에 대해 도를 넘는 모욕적 발언을 뿜어내는 여당 정치인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회견을 갖게 됐다)"면서 "누군가의 지시에 따르는 것처럼 조직적으로 행해지는 거짓 선동이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세종시 산단 개발 관련 내부정보를 빼돌리지 않았다는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도 "산단은 구상부터 (준공까지) 3~5년 걸리는데 이때 개발정보가 국민들에게 공유되곤 한다. 세종시와 국회의원들도 예타 이전에 (산단 유치를) 본인들 정치 치적으로 홍보해오지 않았느냐"면서 "세종시가 지역구인 유명 정치인도 이 방식으로 사적 이득을 챙겼다"고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저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판은 "지은 죄는 많고 염치는 없는 이들에 의한 흠집내기", "마타도어", "정적을 공격하기 위한 가짜뉴스 양산", "악의적 고의적 허위사실 유포"라고 치부했다. 특히 자신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이름을 10명가량 큰 소리로 호명하고는 "평생 공작정치나 일삼으며 입으로만 개혁을 부르짖는 정치 모리배들의 자기고백이다"라고 소리치듯 목소리를 높여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윤 의원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의혹은 해명이 불가능하다. 근거가 없어 반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저 자신을 공수처에 수사의뢰하겠다. 공수처가 못하면 합동수사본부에 다시 의뢰하겠다"고 의원직 사퇴에 이어 수사까지 자청했다.

그는 그러면서 "철저한 조사 끝에 어떤 혐의도 발견하지 못하면, 낄낄거리며 거짓 음해에 작당한 여당 의원들 모두 의원직을 사퇴하라"면서 "특히 이재명 캠프 우원식·김남국 의원과 남영희 대변인이 가장 음해에 앞장선 것은 이 캠프 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더러운 모의나 하는 캠프이기 때문이다. 제가 무혐의로 판결이 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사퇴하고 정치를 떠나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이틀간 나온 얘기는 정치 도의뿐 아니라 인간의 도의를 저버렸다"며 "제가 해명을 하지 않으면 저에게 피해가 있는 것뿐 아니라 정치가 점점 쓰레기장으로 들어갈 거라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보통은 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탈당을 먼저 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제가 우리나라 정치에서 얼마나 특이한 인물인지 안다. 과거 어떤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따를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기자 질의응답을 마치며 그가 한 마지막 말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 왜냐? 제가 부동산에 대해 워낙 상징적 인물이기 때문에 가족 부동산에 대해서는 훨씬 기준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였다. 전세난의 원인을 임대차 3법으로 지목한 '나는 임차인이다' 국회 연설 이후 스스로를 '부동산 정책 비판의 상징'으로 여기면서 스스로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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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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