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주한미군이 미국에 이익인 첫 번째 이유는 '중국 견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주한미군이 미국에 이익인 첫 번째 이유는 '중국 견제'

[정욱식 칼럼] 미국에게 한미동맹이란?

미국에게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은 무엇일까? 미국도 이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할까? 당연하면서도 문득 의문이 든 까닭은 미국의 속내가 궁금해서였다.

자료를 찾다가 흥미로운 문서를 발견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 대사가 작성해 본국과 여러 미군 사령부에 전송한 2008년 1월 9일 자 외교 전문이다.

위키리스크가 공개한 이 외교 전문에는 한미동맹을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진화"시키기 위해 한국의 새로운 정부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겼다.

당시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더 나아가 글로벌 차원에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한미동맹의 변화였다.

또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우리의 목표는 우리의 전략적 이익을 증진하는 데에 있다"며,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이 미국의 이익인 이유를 열거했다. 그 이유를 보면 미국의 솔직한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거론한 것이 바로 중국을 견제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교 전문에선 "중국의 힘이 성장하는 와중에 아시아 대륙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북한 위협 대처를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 다음으로 거론했다.

다음으로 강조한 것은 "미국이 미래의 도전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필요할 때, 한국 정부가 군사적으로 미국을 지원하는 데에 있어서 주한미군이 지렛대로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교 전문에선 "한국이 해외 파병을 하는 데에 있어서 일본보다 정치적·헌법적 제약이 작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도 한미동맹이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버시바우는 세 가지를 거론했다. 하나는 한미간에 무역 마찰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주의를 보장해준다"는 것인데, 이는 무역 마찰 발생시 한국 정부가 한미동맹이라는 정무적 고려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중국이 미국을 배제하고 만들려는 아시아 경제협력체와 관련해 한미동맹이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미국 무기 판매를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상호운용성이 한국에게 미제 무기를 구매토록 설득하는 데에 핵심적인 장점(selling point)"이라고 강조했다.

기실 버시바우가 열거한 미국의 이익들은 새삼스러운 것들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주한미군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미국의 인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최근 커진 중국에 대한 반감을 떠나 우리 자신을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이다.

미국으로서는 중국과의 무력 충돌 시 중국과 가장 가까운 주한미군을 투입하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한미군은 우리 영토에 주둔하고 있다. 그래서 주한미군의 투입은 결코 우리와 무관할 수 없다. 자칫 주한미군을 겨냥한 중국의 보복으로 이어져 한국이 미중 충돌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2004년부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논란이 된 이후 미국은 정권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이러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왔다. 위에서 소개한 외교 전문에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한미간의 양해는 한국이 주한미군의 지역적 초점과 글로벌 차원의 유용성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오늘날,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5월 18일 주한미군 사령관의 인준 청문회는 이를 너무나도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주한미군 사령관 인준 청문회인데 '중국'이라는 단어가 50번 이상 나왔다. 아래는 청문회에서 오간 대화의 한 토막이다. 이 대화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할리 상원의원: 만약 중국이 대만 침략을 시도하면, 북한은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미국이 중국과 충돌해 전통적으로 (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자산과 자원을 (북한을 상대로) 더 이상 가용할 수 없게 되면 말이죠.

라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 북한은 남한을 공격하려고 할 때, 우리뿐만 아니라 한국의 능력도 주목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솔직히 유엔사령부 참여국 등등이 대응할 겁니다.

※ 필자의 신간 <한반도 평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조건> 보기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