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 없는 감옥과 같아도 '일심통제'하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가 발생해 마을이 통째로 봉쇄되면서 2주 동안 꼼짝없이 마을에 갇혀 지냈던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덕마을의 당시 청년회장 양희철(46) 씨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마을 출입이 통제된 정읍시 정우면 양지마을 주민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양 씨는 당시 주민들끼리 마음을 모아 메르스를 극복해 냈던 순창 장덕마을의 경험담을 통해 응원을 보냈다.
그는 이웃을 코앞에 두고도 고작 전화로만 서로의 안부를 물었던 '생이별'의 고난 속에서도 희망은 피어날 수 있었다는 말을 통해 정읍 양지마을 주민들이 고통의 순을 반드시 이겨내리라 자신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우왕좌왕하지 말고 보건당국의 통제에 잘 따라 주는 것이야말로 통제 기간 힘든 나날을 하루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통제된 마을이나 마을 밖이나 모두 그 고통은 똑같다"라며 "마을이 통제에 들어간 이 순간 절실히 필요한 것은 스스로 마음을 내려놓고 지시와 통제에 잘 따라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다"고 그는 조언했다.
또 그는 "메르스 당시를 기억하면 통제 시작 후 사흘째가 가장 힘들었다. 과거 경험대로라면 정읍 양지마을 역시 같은 상황에 놓일 것 "이라며 "이 시간의 고통만 잘 넘긴다면 양지마을 주민들 역시 힘든 시간을 극복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읍시 행정당국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통제 후 주민들에게 지급하는 생필품 가운데 가장 필요한 것은 세안제와 목욕용품, 그리고 여성들을 위한 용품일 것이다"며 "메르스 당시 순창 장덕마을에서는 이런 배려가 부족해 통제기간 불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보건당국도 힘들겠지만, 통제된 마을 속에서 고령의 주민이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주민들을 위한 의료진을 별도로 지정해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의 이같은 조언은 메르스 당시 장덕마을 전면 통제 이후 주민들의 생필품 조달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생필품에 부족현상이 하나 둘 씩 나타나자 군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읍시는 과거 순창 메르스 상황을 살펴 주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행정력을 모아 나가고 있다.
유진섭 시장은 마을 통제 직후 현장으로 곧바로 달려가 통제 상황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이 불편함이 없도록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유 시장은 주민을 위한 생활필수품 챙기기에서부터 공무원 1명이 1가구를 담당토록 지정하고, 하루 2차례씩 전화통화로 애로사항 등을 확인토록 조치했다.
이밖에 유 시장은 통제된 마을에서 응급환자 등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 공무원이 동행해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각종 시나리오를 마련하도록 했다.
한편 현재 32가구에 75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양지마을 진출입로 5곳에서는 경찰과 시 당국, 마을자체 자율방범대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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