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후유증...연구 진행 중"

정은경 "데이터 확보하면 결과 말씀드릴 것...심리학 악영향 보고돼"

국내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완치 판정 후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외국 사례를 인정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4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완치자 후유증에 관한 질문을 받고 "민간 전문가와 함께 격리 해제자 추적조사 합동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연구가 더 진행돼 데이터가 보장되면 (그 결과를)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해외에서는 코로나19로부터 완치 판정을 받은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이 이어진다는 보고가 많았으나, 국내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상당 기간 논의되지 않았다.

지난 달 17일 부산대 기계공학과 박현 겸임교수의 코로나19 완치 판정 후 후유증 기록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문제가 공론화했다. 부산의 코로나19 47번 확진자였던 박 교수는 '부산47'이라는 이름으로 작성한 해당 글에서 코로나19 완치 판정 160일이 지나도록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 가슴 통증, 복부 통증, 속쓰림, 피부 발진 및 건조 증상 등이 나타났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외국에서는 상당한 비중의 후유증 보고가 나온 바 있다.

지난 달 21일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제멜리 대학교는 지난 7월 미국 <의사협회지(JAMA)>에 "코로나19 완치 환자의 87.4%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학 연구진은 19세부터 84세 사이 143명의 완치자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1%가 완치 판정 후에 권태감을 호소했고 호흡곤란(43.4%), 관절통(27.3%) 등의 증상도 호소했다. 기침, 미각 및 후각 상실, 식욕 부진 등의 후유증도 나타났다.

이 같은 증상자들은 전부 병원 입원 치료를 받은 이들이며, 무증상자나 경증상자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도 완치 판정자의 10%가량이 3주 이상의 후유증을 앓는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정 본부장은 "미주와 유럽을 중심으로 완치 판정을 받은 이들로부터 다양한 합병증 내지 후유증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특히 호흡기계 관련 중증 폐렴 등의 기저질환을 앓은 분은 (완치 판정 후) 폐섬유화가 진행된 보고가 있었고, 심기능 저하, 부정맥 등 심혈관계 후유증도 보고됐다"고 말했다.

신경정신계 후유증도 많이 보고됐다. 정 본부장에 따르면 인지력 및 기억력 감퇴, 신경 근육 기능부전 등의 사례가 제한적으로 보고됐다.

정 본부장은 "특히 심리학적 후유증 보고가 많다"며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고립으로 인해 정신 건강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 걸로 보고됐으며, (그 중에는) 우울증, 재난 후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아무래도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가 (경증 환자보다) 훨씬 심한 후유증이나 합병증을 앓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완치 판정 후 후유증은) 젊은층에서도 보고됐다"며 "관련 조사를 지속해 한국의 데이터가 정리되면 그 결과를 전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