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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조 변화에 선 그은 李대통령…6.3 역풍 겪고도 '특검' 힘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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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조 변화에 선 그은 李대통령…6.3 역풍 겪고도 '특검' 힘싣기

[취임 1주년 회견] "지방선거, 국민들의 경고…2년차 국정, 더 빠르게"

이재명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성공은 아니다"고 평가하면서도 선거에 악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평가되는 더불어민주당의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에 힘을 실었다. 부동산 정책 등 민생경제 정책의 기조 변화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지방선거 종료와 함께 시작된 집권 2년차에도 여야 갈등이 잦아들기 어려울 전망이다.

8일 청와대에서 약 3시간가량 진행된 이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의 관심은 만족스럽지 않은 선거 결과가 2년차 국정운영의 기조 변화로 이어질지로 모아졌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경고"라고 서울 등 주요 승부처에서 패한 지방선거 결과에 자세를 낮췄다. 이 대통령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과 엮여 설명하며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그조차 국민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다.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해야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선거 패배 등에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길 것을 졌거나,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면 문제가 다르다"며 "내가 원래 선거에서 중립을 해야 되잖나. 그런데 표정은 '중립'이 잘 안되더라"고 했다. 또 "(지방선거 뒤) 2∼3일은 저도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면서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조작기소 특검법 강행 시사"객관적으로 문제법대로 상식대로"

다만 이 대통령은 "(아쉬운 선거 결과에도) 국정 기조는 바뀔 게 없다"면서 "주어진 권한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지금보다 더 해야 되겠다. 더 빠르게, 더 힘들여서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이 지방선거 이후로 처리를 미뤄둔 '윤석열 정부 조작기소 특검법'에 관해선 강행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에 기소돼 재판을 받던 사건들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조작기소 특검법은 공소취소권을 특검에게 부여하고 그 특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여서 임기 중에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해소가 최종 목적 아니냐는 의심을 산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검찰 수사와 기소에) 은폐된 게 있다면 드러내야 한다"며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 않나"고 했다. 이 대통령은 거듭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들이 꽤 많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상식대로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 안 됐으면 놔두는 것"이라며 "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진상규명 방식에 대해 "내가 지휘하는 검찰과 경찰, 합수본을 대규모로 구성해서 할 수도 있다. 원래 그게 정상이다. (다른 방법은) 국회가 임명하는 중립적인 특검이 할 수도 있다"면서 "어떤 게 더 나을까"라고 되물었다.

또 "내 입장에서는 내가 지휘할 수 있는 대규모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 하는 게 훨씬 더 낫지 않나"면서도 "국민 입장이나 야당 입장에서는 중립적인 특검이 하는 게 낫지 않나"고 했다.

검경을 동원할 수 있는 대통령 행정력을 사용하는 것보다 특검에 수사를 맡기는 방법이 공정하지 않냐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이 점들을 고려해서 판단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검찰청 해체에 따라 출범하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를 다루는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고 증거를 조작하고, 증거도 없는데 기소해가지고 괴롭히고, 국가가 이러면 안 되잖나"며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도 검찰이 문제가 됐지만 새로운 사건을 파기는 했는데 조작질하지는 않았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작을 하기 시작했다. 사건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거는 국가의 존속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그 선을 너무 많이 넘어버렸기 때문에, 너무 많이 망가뜨린 업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어쨌든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은) 국회에 맡길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 폐지 시 부작용 가능성을 거론하며 "완전히 (보완수사권을) 봉쇄해야 되냐는 게 내 생각이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치는 현실이다.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너무 깊다. 그것도 악용해서 나쁜 짓하면 어떡하냐는 걱정이 국민들에게 너무 많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쪽(국회) 의견을 따르는 쪽으로 정리하는 거 아닌가 싶다"며 "해 보다가 국민들이 '이거는 아니야, 이거는 문제 있어'라고 하면 또 그때 고치면 된다"고 덧붙였다.

젊은층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항의에 "주권 감수성 부족 반성" 끌어안기

이 대통령은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후폭풍에 대해선 강도 높은 선거관리위원회 개혁을 시사하며 주도권 장악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관리에 대해선 "어처구니없는 일", "충격"이라고 했다. 또 일부 부정선거론자들의 항의 시위와 젊은층들의 시위를 구분하며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은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만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젊은 층 시위의 요구를 "국민주권에 대한 존중이 말만 있었지 실제로는 없었던 거 아니냐는 문제 제기"라고 진단하며 "주권 감수성 부족 이런 게 아니었나 싶은 반성이 들었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 행사에 관한 근본의 문제라고 제기한 것에 대해서 저도 많이 반성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금 더 감수성 있게, 민감하게 대응하고 대비, 대처해야 될 일이라서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며 "적당히 넘어갔으면 이런 일이 또 생겼을 거 아닌가.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해준 청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선관위의) 근본적 구조적 문제"라며 "헌정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선관위 감시와 견제를 위한 입법을 비롯해 개헌 가능성도 열어놓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 2030 세대에서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세가 약화된 데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분들이 구청장 또는 시의원은 민주당 찍으면서 시장은 굳이 다른 데를 찍는 선택이 무섭지 않나"며 "(과거 줄투표와 달리 교차투표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한 명 한 명을 무서워해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 선거에 좋은 영향이 더 많았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선거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악영향을 미쳤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그건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당연한 거"라며 "부동산 가격은 이미 서울의 주요 의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한 50%는 잘 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때문에 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거나,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따지면 아마 나쁜 영향보다는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또 "내가 1월부터 소위 구두 개입을 통해서 이렇게 눌러놓지 않았으면 (부동산값이) 엄청나게 폭등했을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이슈는 선거와 무관하게 민감도가 강한 이슈이고 정책 찬성 여론도 높았던 만큼, 정책 효과가 오히려 선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향후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이 대통령은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 이런 것들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한다"고 예고했다. 7월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유세 강화 등을 예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조치 종료로 인해 전세값이 올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상황을 원하는 사람들이 만든 논리"라고 적극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통계적으로 보면 그렇게 대폭등을 한 것은 아니"라며 "정상화 과정"이라고 했다.

주식시장 활황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주식시장 정상화" 과정으로 판단했다. 주가지수 5000을 공약했던 이 대통령은 "반도체 특수 상황을 빼고 정상화 조치를 통해서만 5000을 넘길 수 있다고 봤다"면서 "반도체 특수가 이제 생겨난 것이다. 그 몫이 2000∼3000포인트까지는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모든 국민들이 (주가 상승의) 혜택을 보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엄청나게 늘어나, 대충 계산해도 고갈 연도가 24년 늘어났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고 긍정적 측면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구조개혁 얘기를) 상당 기간 안 해도 되는 것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고 이재명 정권을 위해서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물가 상황에 대해선 "문제는 물가"라며 위험성을 우려하면서도 "상승 폭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위기 상황 정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 활용 방안에 대해선 "미래 세대를 위한, 대한민국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에 투자를 해야 되겠다"며 적극적 재투자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다만 초과이윤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결론은 못 냈다"면서 "초과 이윤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논쟁 자체가 매우 신중해야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신중하게 접근은 하되 모른 척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국내에 제한되는 논의가 아니라 전 세계의 국제무역 질서까지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에 국제적 단위의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비판, 욱해서 한 것 아니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한미 동맹을 존중하고 중요하게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가야 되는 건 분명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며 실용외교 노선에 입각한 정책 기조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도 우리가 인접해 있는 국가로서 서로 존중하고 필요한 소통을 하고 관리해야 된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 북중러 밀착이 가속화되고 남북관계가 멀어진 데 대해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더 이상 나빠지기 어려울 만큼 나빠져 있다"며 윤석열 정부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서 벌어진 무인기 사태를 거론하며 "심지어 전쟁을 유발하려고까지 했잖나. 북한이 참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들으라고, 일부러 보이려고 했다는 설까지 있지 않았나"며 "그것을 계엄의 명분으로 삼으려고 군사 충돌을 유도했다고 하는데, 그것을 견뎌내면서 (북한이) 얼마나 모멸감을 느꼈겠나"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한중관계 해빙과 관련해 '석자 얼음이 하루 만에 다 녹겠나'고 했던 발언을 상기하며 "남북관계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선 "위기 요인이 있으니까 기회 요인을 버릴 필요가 없다"면서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 같은 것들에 갈등이 있다고 거기에 우리가 매달려서 다른 걸 다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의 안보 문제는 복합적인 다자 안보체계로 가야 된다"면서도 "지금은 매우 대결적으로 일이 진척되고 있어서 좀 조심해야 되는 측면들이 있다"고 했다. 일본 측이 요구하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에 즉각적인 호응이 어렵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지금 내가 보기에 (ACSA는) 현실적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 필요성이고 우리는 국민들이 정서상 현재 이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며 과거사 문제 등에 관힌 일본 측의 진정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한편 중동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언급을 여러차례 했던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욱해서 한 것이 아니다. 이거는 얘기해야 되겠다 그래서 지적을 한 번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스라엘 군의 민간인 폭력 관련 영상을 SNS에 공유하거나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한국인이 탑승한 선박을 이스라엘 군이 나포한 사건과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으로 칭하며 국내 입국 시 체포영장 발부에 대한 검토를 제안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건 주권의 침해이기도 하고 국제 규범 위반이기도 하고 인권 침해이기도 해서 문제 지적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추정되는 나무호 피격에 대해선 "(이란이) 의도를 가지고 한 게 아닌 건 확실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러 쐈는지, 우리를 겨냥한 것인지,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인지 아무 데나 쐈는데 맞은 건지 (불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보통 미사일에 맞으면 침몰해야 되지 않나. (그런데 나무호가) 살짝 터진 정도에 불과하다. 이게 좀 이상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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